히포라이트 "300개 특허로 중국 저가공세 넘었죠"

입력 2020-09-06 17:48   수정 2020-09-07 01:16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전문업체 히포라이트의 박재덕 회장 머릿속엔 늘 이런 고민이 떠나지 않았다. 해외 시장에서 이 회사의 절반에도 안 미치는 가격을 앞세운 중국 경쟁업체들에 밀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내놔도 3개월에서 6개월이면 똑같은 복제품이 중국에서 쏟아져나왔다.

박 회장의 첫 번째 승부수는 개성공단 진출이었다. 2007년 개성공단에 들어간 히포라이트는 한국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인건비 덕택에 경쟁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수출이 늘면서 매출도 600억원대로 증가했다.

잘나가던 히포라이트는 2016년 2월 위기를 맞는다. 개성공단 철수 명령이 내려지면서다. 인도 수출을 앞둔 5t 트럭 여섯 대 분량의 완제품과 고가 설비들을 고스란히 놓고 나왔다. 박 회장은 이때 두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연구개발(R&D)이었다. 박 회장은 “어차피 낮은 인건비만으로는 복제품을 생산해 따라잡는 중국 업체들을 이겨내기가 점점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중국의 저가 공세를 넘으려면 기술과 디자인의 차별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히포라이트는 지난 3년여간 약 80억원을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 해외로 공장을 옮기기보다 품질이 뛰어난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로 승부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철수 이후 매출이 150억원 선까지 줄어드는 가운데 단행된 고집스러운 투자였다. 그동안 따낸 특허가 300여 개에 달한다. 기술개발을 총괄해온 강영준 히포라이트 사장은 “자체 설계, 디자인 역량을 갖추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원가경쟁력도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개발의 결실은 지난해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욕실이나 건물 외벽에 주로 설치되는 ‘방수 등기구’가 대표적이다. 알루미늄 등 철제 금형을 재료로 하는 종전 제작 방식에서 탈피해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원가를 절반으로 떨어뜨리고 방수 기능도 개선한 제품이다. 경관조명, 비행장 활주로에 쓰는 조명 등도 기술 격차로 중국산이 접근하기 어려운 특화 제품이다.

태양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해 실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하는 ‘인공태양’ 기술에도 강점을 지녔다. 히포라이트는 이 기술을 응용해 ‘비타민D LED등’을 개발,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팜’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컨테이너 형태 등으로 제작해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이다. 강 사장은 “어떤 빛을 쪼이느냐에 따라 과일, 채소의 맛과 영양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는 신제품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살균 효과가 탁월한 UVC LED 등이 장착된 칫솔살균기, 마스크 및 스마트폰을 소독하는 살균 박스 등이다. 박 회장은 “올해는 매출이 다시 300억원 선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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