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속 호가만 '고공 행진'

입력 2020-09-06 17:18   수정 2020-09-07 09:50


“이번주에 전화 문의가 한 통도 없습니다.”(성동구 금호동 재테크공인 관계자)

서울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7월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친 결과다. 예비 매수자들의 중개업소 방문과 문의가 뚝 끊겼다. 그러나 새 아파트 중심으로 여전히 호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등에 거래 급감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이날 기준 3038건으로 7월(1만623건)의 3분의 1 수준으로 집계됐다. 6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인 노원구·도봉구·강서구에서 거래량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구별 아파트 거래 상황을 보면 지난달 도봉구의 거래량이 131건을 기록해 전달(600건) 대비 79% 감소했다. 양천구(-78%) 강서구(-76%) 관악구(-76%) 노원구(-75%) 등에서도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 6~7월 30대들의 상경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활발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됐다는 게 일선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노원구 상계동 88공인 관계자는 “7월까지만 해도 상경 갭투자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실수요자들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임대사업 등록 폐지와 주택 취득세 인상으로 갭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200명을 넘은 지난달 15일 이후 매물을 보러 오는 사람이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개점 휴업 상태인 중개업소가 늘고 있다.

서초구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집을 보러 오라는 분위기”라며 “실수요자들도 직접 만나서 매물 보기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수요 여전해 호가 안 꺾여
서울 아파트 거래는 위축됐지만 6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원구에서 재건축 연한을 넘은 단지에서 안전진단이 속속 진행되면서 호가와 실거래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4일 7억14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뒤 현재 호가가 7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이 단지는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했다. 인근 상계주공 14단지 전용 59㎡도 5억5900만원에 거래돼 6월에 비해 약 4000만원 상승했다.

주로 준공한 지 5년 내외의 신축·준신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년 이상 실거주 의무 규제 등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7월 17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데 이어 전용 75㎡가 지난달 8일 15억원에 거래됐다. 30대가 가장 많이 아파트를 구매한 지역인 성동구의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6월 17억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18억원까지 치솟고 있다. 성동구 J공인 관계자는 “실수요가 있어 6~7월에 오른 호가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7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는 18억원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9일 14억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연말까지 소폭 조정이 있을 거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3주 동안 올랐지만 8월 5주차 상승폭은 0.01%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아현동 스타공인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코로나19와 정부 규제로 거래가 줄고 있어 연말까지 집값이 소폭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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