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롯데그룹, 필요한 묘수는

입력 2020-09-07 08:11   수정 2020-09-07 08:13

[09월 07일(08:11)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롯데그룹에 대해 사면초가에 놓여있다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2017년 이후 롯데그룹 전반의 실적이 악화하고 차입부담도 확대된 탓이죠.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내수 업종의 실적이 나빠지는 가운데 업황 악화로 화학 부문까지 흔들린 영향이 큽니다.

올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매유통, 호텔·레저, 화학 부문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했습니다. 여기에 신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대규모 리스부채 영향까지 더해져 2018년 이후 차입부담이 커진 겁니다.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호텔롯데 중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 놓은 상황입니다. 롯데그룹 전반의 통합 신용도가 하락할 우려가 높아진 겁니다.

한국기업평가는 "핵심 계열사 중 다수의 신용도가 동시에 하락한다면 그룹의 통합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일부 계열사에 반영돼 있는 계열 지원가능성이 제거될 수 있습니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계열의 지원가능성 덕분에 자체 신용등급 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롯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어떤 지 비금융 부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롯데그룹은 소매유통업과 화학업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매유통업의 매출 감소로 그룹 외형이 정체된 상황이랍니다.

인천공항면세점 철수에 따른 임차료 절감 등으로 호텔과 레저 부문 수익성이 반등했지만 그룹 전반으로 봤을 때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진 못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 소비 패턴 변화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소매유통 부문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에틸렌 등 핵심 제품의 마진 약세로 화학 부문 수익성도 2018년 하반기 이후 저하세고요.

올 들어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국가 간 이동에 제한되면서 오프라인 비중이 높은 소매유통 부문과 출입국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호텔·레저 부문의 실적이 급락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발생으로 화학 부문도 적자를 나타냈고요.

이렇다 보니 현금흐름이 점진적으로 줄면서 롯데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이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주력 계열사의 합산 순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에 비해 9000억원가량 증가했습니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호텔·레저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투자로 약화됐던 재무안정성이 회복되지 않고 있거든요. 국내외 호텔 확장과 부동산 개발, 해외 면세점 진출, 계열 지분 취득 등 대규모 투자의 상당 부분이 외부에서 조달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신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리스부채 1조8000억원도 계상됐고요.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비대면 채널 선호도 상승에 따른 저마진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로 소매유통 부문의 실적 회복이 더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산업의 주 고객인 외국인 회복에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호텔·레저 부문의 수익 기반 약화 상태가 중단기간 이어질 수 있다. 화학 부문 실적은 내년 이후 회복될 수 있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신증설에 따른 수급 악화를 감안할 때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금융 부분을 보겠습니다. 롯데그룹의 금융 부문은 롯데캐피탈과 롯데오토리스, 롯데렌탈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력 계열사는 롯데캐피탈로 금융 부분 총 자산의 60% 이상을, 순이익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죠.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사모펀드에 매각해 전체 자산에서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로 축소됐습니다. 경쟁 심화와 정부 규제 등으로 최근 3년 간 금융 계열사의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롯데캐피탈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이를 기반으로 한 우수한 이익창출력 덕분에 재무건전성 저하 폭을 일정 수준 통제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롯데렌탈은 업계 경쟁 강도를 고려하면 수익성 전망이 어둡습니다. 롯데오토리스는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상용차금융 비중이 높고 최근 상용차금융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어 한국기업평가가 예의주시하고 있답니다.

2017년 롯데지주 출범을 바탕으로 시작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해 10월 롯데카드 지분 매각 완료에 따라 일단락됐습니다. 향후 일본 롯데 측이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롯데물산 등의 지분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진행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그룹 전반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업 환경을 감안할 때 내년 실적 회복 폭도 제한적이라고 예상하고 있고요. 물론 주요 계열사의 투자 축소와 투자 시기 분산 덕분에 재무안정성은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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