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칼라일이 돌아왔다...한국계 이규성 대표 취임 후 한국 비즈니스 '급증'

입력 2020-09-07 15:41   수정 2020-09-07 15:54

≪이 기사는 09월07일(07: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의 한국 내 존재감이 갑자기 커지고 있다. 한국계 이규성 대표(55·사진)가 2018년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 데 이어 최근 단독대표 자리를 꿰차고 명실공히 2210억달러(약 265조원·6월말 기준)를 주무르는 칼라일의 '넘버 원'이 되면서 한국 내에서 여러 기업들과 칼라일 간 비즈니스가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불과 1~2년 전까지 칼라일은 글로벌 위상에 비해 국내 활동이 많지 않은 PEF였다. 2018년 ADT캡스를 3조원에 매각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편이었다.

◆금융권 주요 딜에 연달아 등장
그러나 올 들어서 굵직한 거래에 칼라일의 이름이 거론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KB금융에 2400억원어치 교환사채(EB) 투자를 단행했다. 한미은행 이후 20년 만에 이뤄진 국내 금융사 투자였다. 7월에는 코리안리와 함께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공동재보험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해 보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신한대체투자자산운용과 보험투자 솔루션을 개발해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신규 크레딧 전략 자금을 모집하는 등 크레딧과 인프라 분야 펀드에 대한 출자자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르기 전과 후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칼라일 콘퍼런스에서 이 대표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대담을 하는 등 오랫동안 다져온 한국 네트워크가 있다 보니 사업 기회를 대단히 빠르게 포착한다는 것이다.

◆보험사 투자와 장기 자산운용 결합 전략
이 대표의 주특기 중 하나는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 특히 보험 부문 투자다. 1992년 미국 PEF 워버그핀커스에 입사한 그는 36세였던 2001년 대형 보험사 아치 캐피털 그룹에 대한 투자를 주도한 뒤 18년간 이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재보험사 르네상스리에 투자하는 등 보험 관련 투자를 여러 번 진행했다.

2013년 칼라일로 넘어와 그가 빠른 속도로 조직을 장악하고 2018년 공동대표, 올해 단독대표까지 단숨에 오른 배경에도 보험과 크레딧 등 '전공영역'에서의 성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특히 보험사의 30년 이상 적립금을 인수해 보험사업에서 이익을 얻고 초장기 자산운용의 기반으로 삼는 전략을 추구한다.

투자 후 3~5년 내에 성과를 본 뒤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다시 출자자(LP)를 확보하기를 거듭해야 하는 PEF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회사에 투자해서 수십년도 기다릴 수 있다. 칼라일이 작년 AIG의 재보험 사업부문(포티튜드리)을 사들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포티튜드리 인수를 위한 펀드에는 국내 기관투자자도 상당액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아폴로·KKR 등 칼라일의 경쟁사들도 이런 보험사 인수를 통한 초장기 자산운용 전략을 추구하는 중이다.



◆"아시아·금융서비스 투자 집중할 듯"
칼라일이 코리안리와 공동재보험을 시작하거나, KB금융에 투자하는 것도 이 대표가 세워놓은 투자전략을 본인이 잘 아는 한국 시장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부터) 회복 속도는 제각각일 것이며 지역적으로는 아시아가 가장 빨리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사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분석한 기사에서 "이 대표가 아시아 경제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보험 분야에 대한 경력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칼라일이 아시아 금융 서비스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역시 그러한 타깃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또 작은 투자를 여러 건 이어가기보다는 대형 투자를 선호하는 편으로 알려졌다. 바이아웃 분야에서도 칼라일의 존재감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 대표가 칼라일의 단독 CEO로 올라서면서 한국 내에서 칼라일과의 협업 가치를 전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이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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