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G장비 美수출 8兆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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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7 17:05   수정 2020-09-25 16:05

삼성전자, 5G장비 美수출 8兆 '잭팟'


삼성전자가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한다. 금액이 8조원에 이르는, 국내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단일 수출계약이다.

삼성전자는 종속회사인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버라이즌과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7조8983억원이다. 계약기간은 2020년 6월 30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에 5년 동안 5G 이동통신 장비를 비롯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판매하고 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9년 세계 최대 통신서비스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지 20여 년 만에 핵심 장비 공급자로 인정받게 됐다.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통신 3사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데 이어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주요 통신사와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5G 통신장비를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투자한 성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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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버라이즌으로부터 8조원 규모의 5세대(5G) 이동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따낸 것은 세계 최대 통신 서비스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 사업자로 발돋움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은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고, 버라이즌은 1억83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최대 사업자다.
버라이즌 수주 계기로 점유율 늘 듯
삼성전자는 2018년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사 중 3개사와 5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맺은 계약은 경쟁사인 에릭슨, 노키아와 비교해 규모와 금액 모두 작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계약은 일종의 추가 계약이다. 버라이즌의 커버리지(서비스 지역) 가운데 에릭슨, 노키아와 비슷한 수준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 계약보다 공급 규모와 범위, 기간이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 시장은 계약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다. 한 번 장비를 설치하면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계속 쓰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3.5㎓ 대역의 주파수 경매를 완료했다. 애플이 다음달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미국 통신사들도 5G 장비 투자와 고도화 경쟁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대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은 만큼 다른 사업자와의 추가 계약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수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의 기술, 보안 검증을 통과해 신뢰도를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점을 앞세워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5G 통신장비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얘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 캐나다, 호주, 인도 등 각국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자국 5G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였지만 화웨이 장비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5G 장비 수주계약을 한 캐나다 통신사 텔러스는 기존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만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5G 사업에서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와 계약을 맺었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16.6%로 화웨이(32.6%) 에릭슨(24.5%) 노키아(18.3%)에 이어 4위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5G 네트워크 구축이 본격화될수록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5G 네트워크 투자는 2021~2022년 가장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이 국내 중소기업들과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회사 86곳과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수주가 늘어날수록 국내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 ‘네트워크 경영’이 대형 수주 이끌어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으로부터 대형 수주를 이끌어낸 배경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네트워크 경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계약을 앞두고도 베스트베리 CEO와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삼성전자 통신장비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베스트베리 CEO는 에릭슨의 CEO를 맡고 있던 시절부터 이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통신장비 사업을 챙긴 것은 2011년부터다.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연구 조직 신설을 지시했다. 무선통신 분야 최고 전문가인 전경훈 당시 포스텍 교수(현 네트워크사업부 사장)를 영입한 것도 이 무렵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5G를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지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장비는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사업’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 ‘플래그십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며 “지난달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 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승우/송형석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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