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없었는데'…뉴코리아CC 경영권, 해성그룹으로 바뀐 까닭

입력 2020-09-07 17:43   수정 2020-09-08 00:51

뉴코리아CC의 골프장 경영권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해성그룹으로 갑작스레 바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 변동이나 인수합병(M&A) 작업이 없는 순수 ‘권한 이양’ 방식이어서다.

7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지난달 말 뉴코리아CC 회장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과 함께 2017년 사장에 올랐던 고승환 전 현대호텔 대표도 사임했다. 신규 선임된 경영진은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과 조돈엽 전 해성DS 사장. 해성그룹은 1954년 설립된 부동산 임대·공급회사인 해성산업이 모태다. 해성산업과 한국제지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며 해성DS 계양전기 한국팩키지 등 여러 계열사로 사세를 키워 ‘재계의 숨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 도심과 가까워 ‘알짜 골프장’으로 꼽히는 뉴코리아CC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업적으로 ‘특별한 관계’가 없는 해성그룹에 경영권을 넘긴 배경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얘기는 5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코리아CC는 친분이 돈독했던 ‘1세대 기업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일종의 ‘회장님 골프장’이다. ‘신록회’라는 골프 모임에서 만난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고 김종호 세창물산 창업주, 고 단사천 한국제지 창업주, 고 최주호 우성건설 창업주, 고 우제봉 경산개발 창업주 등 5명이 1966년 20%씩 출자해 골프장을 지었다. 1945년 이후 국내 네 번째로 개장한 골프장답게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장이 되라는 뜻에서 코리아에 신록회의 앞글자를 따 뉴코리아CC로 이름 지었다. 경기 이천에 있는 코리아CC는 뉴코리아CC가 창립 28주년을 맞은 1994년에 문을 열었다. 동업인 만큼 경영도 3년마다 순환해 가면서 하기로 했다. 이 전통이 아직도 ‘평화롭게’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뉴코리아CC는 오래전부터 정재계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골프장에 자주 나와 골프와 막걸리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2007년 9월 22일 15번홀(파3·170야드) 홀인원 기록지에 이름을 올렸다.

5명의 동업자 가운데 아직도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는 이동찬 창업주의 아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과 단사천 창업주의 아들 단재완 회장 둘뿐이다. 우제봉 창업주는 본인 지분을 고 박용학 대농 창업주에게 매각했고, 박 회장은 다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에게 양도했다. 외환위기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김종호 창업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했다. 최주호 창업주의 지분을 샀던 동양고속이 2010년 경영난으로 위기에 처하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분을 사들였다. 2015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분 11%를 주주들에게 매각하면서 4인 동업체제가 공고해졌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요즘도 자주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흔한 분쟁 한 번 없이 동업이 이어진 것은 대기업 오너들이 주주였기 때문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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