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공감대 없는 '대북 상상력' 위험한 도박이다

입력 2020-09-08 17:51   수정 2020-09-09 00:17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은 전혀 달라진 게 없는데 국민 공감대와 거리가 먼 발언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지난주 “한·미 관계가 냉전 동맹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그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 시대를 열자”고 했다. 한·미 동맹을 구시대 유물처럼 본 것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서 비핵화를 ‘평화(peace)’로 바꿔치기 한 부분이 특히 논란이다.

북한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한·미 동맹을 무시한 북한 편들기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미 국무부가 “한·미 동맹은 안보협력을 넘어서는 포괄적 동맹”이라고 반박했을까 싶다.

백번 양보해 교착상태인 한반도 평화 논의를 복구해보려는 충정으로 봐주더라도 너무 나간 느낌이다. 김여정이 ‘대남 군사행동 명령’ 운운하며 대한민국을 겁박한 게 불과 석 달 전이다.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영상은 아직도 국민 뇌리에 선명하다. 게다가 지금은 온 국민이 코로나 위기 극복에 분투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반도 안보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위험 수위의 발언을 이어가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이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굳건한 한·미 동맹, 북한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한 대북 협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는 한반도 정책 등 원칙을 지켜가며 벌일 일이다. 제재 위반 소지가 다분한 남북 물물교환, 금강산 개별 관광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나,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관계를 제약했다’고 주한 미국대사에게 따지는 게 그가 생각하는 ‘대북 상상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이 온통 한·미 동맹 흔들기에 여념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미국이) 이 장관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하다”고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한국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요소는 같이 가야 한다”며 대미 외교 최일선 책임자가 맞나 싶은 발언을 내놨다.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대북 유화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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