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술냉전' 격화…대만 반도체 수출 늘고 화웨이는 자금난

입력 2020-09-08 17:20   수정 2020-09-09 01:04


미국과 중국의 ‘기술 냉전’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발효를 코앞에 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반도체 사재기로 대만의 지난달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은 사업 중단 위기에 놓인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락했다.
화웨이, 임직원에게 자사주 매입 독려
대만 재무부는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어난 312억달러(약 37조원)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대만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평균치인 0.8%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이 19.1% 급증한 125억달러어치 수출됐다.

재무부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재택근무, 원격수업 확대 등에 따라 해외 기업들의 전자부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평상시보다 더 많이 사간 반도체가 최대 2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핵심 칩 생산을 맡겨온 화웨이가 미국의 추가 제재 발효 시점(9월 15일)을 앞두고 주문을 대량으로 넣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통신장비 세계 1위, 스마트폰 2위인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의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를 추가했다. 화웨이가 독자 개발했다는 반도체조차 설계 소프트웨어는 미국 기업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반도체 구매 경로가 막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은 화웨이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만 명에 가까운 직원들에게 자사 주식을 사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화웨이가 올해 초 도입한 자사주 매입 규정에 따라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은 5년 동안 급여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해 자사주를 살 수 있다. 비상장사인 화웨이는 런정페이 창업자를 포함한 10만여 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중국도 애플 앱스토어 통제 착수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틱톡의 미국 내 다운로드 기준 점유율은 56%로 지난 1월의 76%보다 20%포인트 떨어졌다. 틱톡의 지난달 전 세계 매출도 전월 대비 14% 줄어든 8810만달러에 그쳤다.

중국 IT 전문매체 기즈차이나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매각 명령 여파로 틱톡의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틱톡과 비슷한 동영상 공유 서비스 ‘릴스’를 내놨다. 바이트, 트릴러 등 틱톡의 기존 경쟁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SMIC는 중국 정부가 160억위안(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등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다. SMIC가 미국 장비나 부품을 사지 못해 손발이 묶이면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DB하이텍 등 국내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도 미국의 제재에 맞서 애플, 퀄컴, 시스코 등 미국 IT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매출의 23%가량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 운영에 간섭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앱스토어에서 수천 개의 모바일 게임 업데이트를 중단시키는 등 일부 통제 조치에 착수했다.

강현우/김정은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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