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뉴발란스'가 시급한 이랜드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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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8 23:27   수정 2020-09-08 23:29

'제2의 뉴발란스'가 시급한 이랜드그룹

[09월 08일(23:27)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이랜드그룹이 브랜드 파워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주문이 나왔습니다. 현재 이랜드그룹 신용도를 유지하려면 말이죠. 한국기업평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이랜드그룹의 브랜드 파워 확보 여부에 따라 영업실적 회복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올 1분기 이랜드그룹의 국내 패션 부문은 뉴발란스 브랜드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의 실적이 매우 큰 폭으로 저하됐습니다.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주얼리 사업부 제외 시 16.9%) 감소했습니다. 33억원의 영업적자(영업손실률 1.5%)를 기록했죠. 뉴발란스를 제외하면 부문 영업손실률이 11%에 달합니다.

이랜드그룹을 포함해 대부분 패션 업체들의 매출이 줄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에프앤에프, 휠라홀딩스 등은 올 1분기 영업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들 업체의 특징은 보유 브랜드들이 각 복종 내 상위권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점"이라며 "전반적인 브랜드 파워가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랜드그룹은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뉴발란스만 영업이익을 내고 스파오, 미쏘 등의 브랜드는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차별성이 없어 소비자들의 구매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지적입니다.

이랜드그룹은 패션과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패션업을 중심으로 유통업, 외식업, 레저업 등 적극적인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성장해왔죠. 이랜드월드 중심의 패션 사업과 이랜드리테일 중심의 유통업 영업실적에 이랜드그룹 전체의 실적이 연동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7%, 35%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 패션 부문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이랜드그룹 전체의 외형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은 국내 패션 시장의 경쟁 심화와 중국 패션 시장에서 주력 유통망인 백화점의 구조적 하락세 탓에 브랜드를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 때문에 패션 사업 매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답니다. 2015년 이전 전체 매출의 60%에 달했던 패션 사업 비중은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덩치는 줄었지만 수익성은 국내 패션 부문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2015년 이전까지 이익기여도 40%를 웃돌던 중국 패션 부문은 2017년 이후 15%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패션 부문은 브랜드, 유통망 구조조정과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의 가시적인 성과에 힘입어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이후 20% 안팎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유통 부문은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다른 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보완해주고 있고요.

올 들어선 코로나19 여파로 전 부문에 걸쳐 영업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소비자들이 다중 이용 시설 방문을 피하면서 패션업, 유통업, 외식업 등을 하는 이랜드그룹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답니다. 전 부문에 걸친 매출 감소로 인한 할인 판매 확대와 고정비 부담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도 발생했고요.

이랜드그룹은 2018년 이후 외부자본 유치를 번복하고 리스부채 계상 등이 겹쳐 재무안정성이 다소 나빠졌습니다. 올 들어선 코로나19로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해 차입부담이 커졌답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이랜드그룹도 올 들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올 6월 말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약 5000억원 증가했고요. 이랜드그룹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운전자본 부담으로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큰 편입니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통 사업 등에서 우수한 채산성을 기반으로 연간 6000억원 수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있지만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패션 사업의 특성상 운전자본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과 유통 부문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중기적으로 국내 패션 부문에서 주력 브랜드 라인을 확장하고 자체 SPA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면 매출이 반등하고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얘기죠. 유통 부문도 도심형 아울렛 업태의 선두 업체로서 양호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국 패션 부문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추세적인 실적 저하를 띠고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진정돼도 과거 수준의 실적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식 사업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채산성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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