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로 썰렁한 北 9·9절…대북제재 장기화에 수해까지 겹쳐

입력 2020-09-09 11:16   수정 2020-09-09 11:26


북한은 정권 수립 72주년(9·9절)인 9일 떠들썩한 향서 대신 눈앞에 닥친 태풍 피해 복구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태풍 '바비'와 '마이삭', '하이선'이 연달아 농경지와 광산, 주택 등을 휩쓸고 간 데다 올해가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도 아니어서 9·9절 관련 행사는 아예 열리지 않은 채 피해 복구와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데 그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기념사설에서 "올해 기념일은 인민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세상에 없는 조치들도 취하고 거창한 작전을 펼치는 우리 당과 국가에 대한 고마움이 차넘치는 시기에 맞이해 더욱 의의깊은 명절"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민생 중시 통치'를 부각했다.

그러면서 "큰물(홍수) 피해복구를 하루빨리 끝내 재난을 당한 인민들을 안착시키고 더 큰 행복을 마련해주기 위한 사업을 실속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수도당원들은 피해복구 건설에서 선봉적 역할을 하면서 지방인민들과 시련과 난관을 함께 이겨내고 타개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나가는 것은 현시기 우리 앞에 나서는 가장 절박한 과업"이라며 자력갱생으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등 재난·재해 복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2면과 3면 전체를 전날 금수산 태양궁전광장에서 태풍피해 복구 의지를 다지기 위해 치러진 '평양시 궐기대회' 행사 소식으로 도배했다.

이밖에 북한 매체들은 전날 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6차 확대회의 소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낸 소식을 전했을 뿐 9·9절 관련 행사는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은 1948년 김일성을 내각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9월 9일을 정권 수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정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 70주년에는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고위급 외빈을 대거 초청하고 열병식과 군중시위, 집단체조 등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김정은 위원장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정주년이 아닐 때는 열병식 없이 중앙 보고대회와 연회 위주로 비교적 소규모 행사를 치러 왔는데, 태풍 '링링'으로 피해를 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풍으로 인해 9·9절이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달 집중호우가 함경도 농경지에 큰 피해를 준 데 이어 태풍 '마이삭'은 함경도 광산지역을 휩쓴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은 군을 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확대회의에서 다음 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행사 때까지 수해를 입은 주택과 도로, 농경지와 광산지역을 최대한 복구하기 위해 "국가적인 비상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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