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힘'으로 버틴 국내 증시…유동성에 호재성 재료도 '한몫'

입력 2020-09-09 17:17   수정 2020-09-10 00:56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으로 3거래일 연속 폭락장이 이어졌지만 국내 증시는 1% 수준의 낙폭을 보이는 데 그쳤다. 글로벌 증시 불안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한 개인투자자 덕분이다. 미국과는 다른 기업별·업종별 호재성 재료 덕분에 국내 증시가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코스피지수는 1.09% 하락한 2375.8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00% 내린 869.47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의 매물이 쏟아지며 나스닥지수가 4%대 급락했음에도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피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00억원, 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전날 미국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음에도 삼성전자는 0.51% 떨어지는 데 그쳤다.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SMIC를 제재한다는 소식에 반도체 장비업종들이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71% 떨어졌다.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 역시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중단되면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최근 대형 수주 호재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 확보가 늦어지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높지 않다는 점도 국내 증시가 선방한 핵심 이유로 꼽힌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수 빅테크 종목이 지난달 말까지 급등세를 보인 나스닥시장과 달리 한국은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과열 여부를 보여주는 상대강도지수(RSI)가 지난달 중순을 정점으로 이미 하락했다”며 “소프트웨어·헬스케어·화학 등 주도업종은 아직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재료도 최근 국내 증시를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7일 기준 63조원이 넘어 개인들의 매수세가 여전히 증시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미국은 유동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양분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의 주택 판매량 증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한국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식시장으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판 뉴딜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BBIG K-뉴딜지수’를 내놓는 등 종목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해당 업종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 다만 10일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쿼드러플 위칭데이’가 펼쳐지는 만큼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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