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대 회사채에도 개인자금 '밀물'

입력 2020-09-10 17:14   수정 2020-09-11 02:26

개인 자산가들 사이에서 연 수익률 2.5% 안팎의 회사채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중은행의 만기 3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마저 연 1.0% 수준으로 떨어지자 비교적 안전하면서 은행 이자보다 기대수익이 더 높은 자산으로 여윳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가 이날 400억원 규모로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는 앞서 한 수요예측에서 총 1920억원의 청약을 받았다. 연 2.27%의 낮은 발행금리에도 최초 모집금액(200억원)의 9.6배에 달하는 기대 이상 흥행을 기록했다. 인수를 희망한 곳은 주로 소매판매를 목적으로 한 증권사였다. 이들은 대개 10억원 단위로 회사채를 청약한 뒤 쪼개서 개인 등에게 판매한다. 개인투자자 외에도 일반법인이나 새마을금고, 신협 등도 물량을 받아간다.

한 증권사 회사채발행 팀장은 “개인 자산가와 상호금융기관 수요가 연 2.5% 안팎의 금리 상품에 몰리고 있다”며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예금 이자의 두 배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케미칼 등을 종속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의 신용등급은 ‘A’다.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연 2%대 채권도 최근 매수세가 강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 2.6%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LG디스플레이 회사채는 지난 8월 이후 개인 누적 순매수액이 155억원을 기록했다. 비금융 일반회사채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 개인들이 증권회사 창구에서 직접 매입한 장외거래 집계여서 다른 금융상품 형태로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연 2.7%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현대산업개발도 이 기간 154억원어치가 팔려 창구 판매 4위에 올랐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연 3% 이상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회사채나 은행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보험사 후순위채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연 2%대 수익률 회사채는 올해 들어 월별 순매수 10위권에 오른 사례가 드물었다. 조건부증권과 후순위채는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일반 채권보다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예금금리가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대폭 떨어지자 회사채를 고수익 상품이 아니라 예금의 대체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해석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36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신한은행이 연 1.10%로 가장 높고, 농협은행이 0.70%로 가장 낮다.

예금금리가 계속해서 0%대에 머물면 여유 현금으로 회사채를 사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순매수한 비금융 일반회사채 총액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가량 늘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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