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직기강 특별감찰 착수

입력 2020-09-11 15:52   수정 2020-09-12 01:04

청와대는 11일 문재인 정부 4년차를 맞아 공직자의 기강 확립을 위해 특별감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여권발 악재로 흔들리는 국정 운영 동력을 되찾기 위한 방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정권 말기에 좌불안석인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늘공(직업 공무원)’에게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날 반부패비서관 주관으로 민정수석실, 국무총리실, 감사원이 참여하는 공직기강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집권 후반기 공직기강 확립을 통한 국정 동력 강화를 위해 특별감찰에 나서기로 하고 역할을 분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엄중한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청와대는 “각 부처는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대책의 적극적인 집행과 아울러 핵심 국정과제 추진 등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 출범 4년차를 맞아 무사안일, 책임 회피 등 기강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공직감찰반을 투입해 추가경정예산 등 위기 극복 대책의 집행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소극 행정이나 부당 행정 등 정권 말 공무원의 복지부동 관행을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난 극복 기조에 배치되는 무책임한 언동 등 심각한 품위 훼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은 공직복무관리관실과 각 부처 감사관실이 합동으로 공직 비위, 소극 행정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공직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와 복무 기강도 점검한다. 정책 집행의 장애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감사도 진행한다. 감사원은 인허가 등 규제와 관련된 분야에서 국민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업무 태만 사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복지부동과 같은 소극 행정 사례도 들여다본다. 고위공직자의 이권 개입과 사익 추구 등 비리 혐의 등도 감찰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공직기강협의체를 중심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정 동력을 강화해 국난 극복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정권 말기 공무원들의 충성을 끌어내기 위해 법치주의에 벗어난 감찰을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직무 태만이나 무책임한 언동 등 법으로 징계할 수 없는 내용을 감찰하기 때문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권 말기의 증상으로 설득과 인사 조치로 안 되니까 징계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월 공직사회의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겠다며 공직기강협의체를 조직했다.

강영연/고은이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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