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 돈 3100조원…무섭게 늘어났다

입력 2020-09-11 17:45   수정 2020-09-12 00:11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늘면서 3100조원에 육박했다. 급격히 불어나는 유동성이 증시와 부동산에 몰리고 있어 ‘자산 거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0년 7월 통화 및 유동성’을 보면 지난 7월 통화량(M2)은 3094조2784억원이었다. 작년 7월에 비해 1년 새 10.1%(282조7311억원) 늘었다. 2009년 10월(10.5%) 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올 들어 통화량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M2 증가율은 올해 1월 7.8%에 머물렀지만 2월과 3월엔 8.2%와 8.4%로 상승했다. 이어 4월 9.1%, 5월 9.9%, 6월 9.9%로 9%대 증가율을 보인 뒤 7월에는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더 커졌다.

통화량 급증은 무엇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린 결과란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은 올해 초 연 1.25%이던 기준금리를 3월 0.50%포인트, 5월 0.25%포인트 인하해 연 0.50%로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올 1월 연 2.95%에서 7월 연 2.62%로 떨어졌다. 돈값(이자)이 싸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가계·자영업자 등의 생활자금 및 운영자금 마련 차입, 기업의 선제 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 주식·부동산 투자 목적의 차입 등이 크게 늘면서 통화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서만 M2는 181조원 늘었다.
영끌·빚투 열풍에 가계 통화량 급증
시중 통화량은 가계와 기업 할 것 없이 모두 빠르게 늘고 있다. 가계는 주식·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차입금 조달을 늘린 영향이,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현금을 쌓아 놓으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0년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7월 가계가 보유한 통화량(M2)은 1575조4951억원이었다. 작년 7월에 비해 8.4%(121조9116억원) 늘었다. 2010년 7월(8.9%) 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기업이 보유한 통화량도 7월 879조7609억원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16%(121조6378억원) 늘었다.

가계가 빚으로 조달한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5조2757억원, 3조84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해 가계 소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산시장이 휘청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가격이 경기와 상관없이 급등했기 때문에 언제든 내려갈 수 있다”며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가계 빚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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