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의 눈 '고정밀지도'…이젠 AI가 척척 만들어준다

입력 2020-09-11 17:46   수정 2020-09-12 02:20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를 이용해 움직인다. 카메라는 물론 차량의 경로와 위치를 판단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후방 차량을 인식하는 레이더(Radar), 주변 환경을 360도로 파악하는 라이다(LiDAR)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들 센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방에 신호등이 여러 개 있는 교차로에 차량이 섰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도 간혹 헷갈리는 ‘내 신호 찾기’를 자율주행차가 센서만으로 할 수 있을까. 이럴 때 필요한 게 자율주행차의 내비게이션 고정밀지도(HD맵)다.

HD맵은 도로 단위의 정보를 위주로 길 안내를 하던 일반 내비게이션 지도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신호등, 노면 마크, 연석, 표지판, 도로 중심선, 경계선 등 사람이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세밀한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의 종합적인 인지·행동 능력이 아직 사람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HD맵의 데이터와 다른 센서로 들어오는 주변 정보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추정해 내고 앞으로의 움직임을 계획한다. 전방에 보이는 여러 신호등 중 따라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HD맵 정보와의 비교를 통해 정확히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HD맵을 만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모바일매핑시스템(MMS)을 장착한 차량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한다. 이 차량은 자율주행차처럼 GPS,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등 각종 센서를 달고 도로를 누빈다. MMS 차량이 데이터를 모은 뒤에는 수작업이 들어간다. 확보한 데이터를 사람이 직접 점형·면형·선형으로 도화(圖化)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위치의 정보를 특정 측량점을 토대로 하나의 지도로 결합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자율주행차가 전국을 누비기 위해서는 전 국토의 정보를 담은 HD맵이 있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IT 기업들은 빠르게 HD맵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항공사진과 MMS 차량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HD 매핑’ 기법을 통해 서울시 전역의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그룹 부문장(부사장)은 “항공사진을 활용하면 도로의 2차원(2D) 지도와 노면 기호 정보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며 “MMS 차량으로 측정했을 때 주변 건물과 차량 때문에 오차가 발생하기 쉬운 도심 지역의 도로 정보도 정확하게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D맵 제작에는 AI 등 각종 신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도화 프로그램에서 노면 기호를 박스 형태로 표시한 뒤 기호를 선택하는 순서로 후처리 작업을 해왔다. 네이버랩스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노면기호 분류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작업자가 박스를 치기만 하면 AI가 알아서 직진, 우회전, 직진 금지 등의 표시를 인식한다. 분류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가량 단축했다는 게 네이버랩스의 설명이다.

배달로봇의 자율주행에도 HD맵이 활용된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HD맵을 제작할 때처럼 MMS 차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MMS 로봇이 다니며 자율주행 로봇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로봇을 위한 지도 제작은 자동차 지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자동차 도로에 비해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GPS가 잡히지 않는 실내 지도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측량점 파악도 어렵다. 경기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 등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서비스 시작 전 두 달가량을 HD맵 제작에 썼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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