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원했다…'빼내라' 명령"

입력 2020-09-11 09:30   수정 2020-12-09 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원했으며 미군을 빼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가 내주 발간 예정인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사본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및 한국과 같은 다른 동맹들의 '호구'가 됐다면서 미국이 전 세계의 군사적 의무를 부담하는 데 대해 불평했다.

미국 동맹들의 해체 가능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임스 매티스 초대 국방장관과 댄 코츠 당시 국가정보국(DNI) 국장 사이의 논의 주제였다.

한 가지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에서 미군을 빼내기를 원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빼내(Get them out)!'라고 명령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코츠 국장에게 "그건 미친 짓"이라며 "그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 인터뷰에선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보호 및 방위비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고 있고 그들은 텔레비전과 배, 그 밖의 모든 것으로 거액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아주 많은 돈을 번다. 우리에게는 100억 달러가 든다. 우리는 호구다"라고 했다.

우드워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기쁘게 하기 위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한국과의 군사 훈련 취소 결정을 내린 뒤 매티스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책에 적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가 하는 것은 실제로 미국을 파괴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를 모든 동맹으로부터 고립시킬지. 어떻게 우리를 무너뜨릴지. 그건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내부에서 서로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그건 실제로 지금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부담에 불만을 표했고 취임 후엔 더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면서 해외 주둔 미군을 데려오겠다고 말해왔다.

실제로 주요 국제 문제에서 발을 빼고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미군도 감축하는 조치를 실행에 옮겼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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