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슈끄지 암살사건 후 '내가 빈 살만 보호했다' 자랑"

입력 2020-09-11 10:47   수정 2020-09-11 10: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암살 사건을 두고 자신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 오른쪽)를 보호했다며 자랑을 늘어놨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우디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뒤 암살된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살해사건의 배후로 꼽혀왔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한 것으로 이름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자신의 신간 격노(Rage)》에서 이같이 썼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는 15일 출간을 앞두고 미리 입수한 우드워드 부편집인의 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두고 "내가 그(빈 살만 왕세자)를 곤경에서 구했다. 미국 의회가 그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슈끄지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언론인으로 워싱턴포스트 등에 사우디 왕실 문제를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하다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이후 유엔 특별보고관은 배후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지목했다. 당시 암살 현장 상황을 담은 녹음파일에는 빈 살만 왕세자의 보디가드인 마헤르 아불아지즈 알무트렙 등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들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두고 빈 살만 왕세자를 적으로 돌릴 마음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작년 미국 상원이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을 이유로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하지 말자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당시 한 언론인이 “사우디의 ‘나쁜 태도’를 묵인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한 채 “중동은 잔인하고 난폭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라며 “이란 등 다른 나라도 사우디 만큼 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회 등의 빈 살만 왕세자 비판 움직임을 막아선 것은 ‘비즈니스’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세계 원유 최대 수출국이자 무기 최대 수입국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아람코와 국부펀드(PIF)를 비롯해 사우디 '오일머니'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우디가 구입하는 군사 장비 규모는 1500억 달러(약 178조원)에 달한다”며 “사우디는 미국 제품을 많이 사주고 있고, 나는 이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에 물건을 판 덕분에 미국에 생긴 일자리도 많다”고 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매우 치명적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드워드 부편집인에게 한 자신의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국민들을 패닉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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