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3100조원 육박…증시·부동산 거품 키운다

입력 2020-09-11 12:00   수정 2020-09-11 13:11

시중에 풀린 유동성 증가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3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가격이 뛰는 증시와 부동산에 몰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이 몰리면서 자산 거품을 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을 보면 지난 7월 통화량(M2·평잔)은 3094조2784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0.05%(282조7311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9년 10월(10.49%) 후 가장 높았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올들어 유동성 증가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M2 증가율은 1월(7.8%) 2월(8.2%) 3월(8.4%) 4월(9.1%) 5월(9.9%) 6월(9.9%)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증가율은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보유 주체별로는 가계가 보유한 통화량이 1575조4951억원, 기업 보유 통화량이 879조7609억원이었다.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8.39%(121조9116억원), 16.04%(121조6378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통화량 증가율은 지난 2010년 7월(8.93%) 후 가장 높았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금 마련을 위해 가계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화량 가운데 현금과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단기자금의 잔액은 7월 말(원계열 월말 잔액 기준) 1702조7843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31조4125억원 줄었다. 전달에 비해 감소했지만 단기자금은 17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규모가 상당하다.

시중 유동성이 크게 불어난 것은 한은이 올해 초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 사상 최저인 연 0.5%까지 끌어내린 영향이 컸다. 덩달아 대출금리도 사상 최저로 내려갔다. 지난 7월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달에 비해 0.05%포인트 내린 연 2.62%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연 2.92%, 연 2.45%로 모두 최저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충격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을 쌓으려는 가계·기업의 움직임도 유동성 증가로 이어졌다.

부동산과 주식을 사들이려는 수요도 작용했다. 개인 투자자는 증시에서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5조2757억원, 3조84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6월 진행한 SK바이오팜 공모주 과정에는 증거금 30조9889억원이 몰렸고 이달 1~2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청약에는 사상 최대인 57조5543억원 규모의 증거금이 모였다.

개인이 빚을 바탕으로 자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면서 자산가격도 뛰고 있다. 자산거품 우려도 그만큼 커지면서 자산 가격이 붕괴하는 이른바 '민스키 모멘트'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민스키 모멘트는 빚을 지나치게 끌어다 쓴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로 빚을 갚기 위해 자산을 투매하면서 자산폭락과 금융위기가 빚어지는 시점을 말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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