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스가…"장타는 아니지만 스코어 안잃는 골퍼 "

입력 2020-09-14 10:08   수정 2020-12-11 00:01


스가 요시히데 신임 자민당 총재가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제89대 일본 총리에 오르면 동북지방 아키타현 출신 첫 총리가 된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재임기간 1972~1974년) 이후 부모 후광과 파벌이 없는 또 한명의 '흙수저' 총리로도 관심을 모은다.

스가는 일본 동북지방 아키타현의 딸기 농가 출신이다. 고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해 늦깎이로 학비가 가장 싼 호세이대 법학부에 입학했다. 최근에는 서민적인 면모를 부각하려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정치가'라는 이미지를 지나치게 과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은 상당한 부농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부농의 아들이라고 해도 세습 정치인이 많은 일본 국회에서 친족 가운데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스가 장관이 자신의 실력으로 일본 최고 지도자에 오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지역구가 아무런 지연이 없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인 이유도 1975년 요코하마시 중의원 의원이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중의원)이 된 것은 1996년 10월 만 47세 때였다.

늦깎이지만 철저한 자기관리와 풍부한 인맥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급성장했다. 매일 100회씩 복근 운동을 거르지 않고, 양복을 입은 채로 40분간 관저를 산책한다. 비상사태가 터지면 언제든 관저로 뛰어들어와 브리핑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다. 덕분에 70살이 넘도록 167㎝, 65㎏의 탄탄한 체구를 유지하고 있다. '일이 취미'라는 그는 매일 삼세끼를 정·관·재계 관계자와 함께 식사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술, 담배를 안하지만 저녁약속은 3탕씩 뛴다고 한다. 인맥관리도 철저하다. 기자들이 메일을 보내면 폴더폰으로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설명해 준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의 '인생안내' 코너를 정독하는 일도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파악하기 위해 빠뜨리지 않는 일과다. 스가는 인생상담 코너인 인생 안내를 고교시절부터 애독했다.

하루 일과의 가장 큰 즐거움은 의원회관실에서 팬케익이나 다이후쿠(일본씩 찹쌀떡)를 먹는 것이다. '팬케익 오지상(아저씨)'라는 별명도 얻었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하는 간식이 땅콩류다. 테이블 위에 땅콩이 놓여있으면 아작아작 한 번에 먹어치운다고 한다. 더 채워주려 하면 "전부 먹게 되니까 그만두라"고 장난스럽게 화를 낸다는게 주변 의원들의 증언이다. 계곡낚시가 특기다.

20년 넘게 스가를 지원한 요코하마 상점가의 소바집 사장은 요미우리신문에 "골프를 치러 간 적이 있는데 공을 멀리 날리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는 타입"이라며 "성격 대로 경기운영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료는 지혜주머니이며 일본 관료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싱크탱크다. 이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정치가의 수완이다.", "자기홍보에만 여념이 없는 정치가가 너무 많다. 나는 결과를 내는 인간만 신뢰한다." 같은 발언에서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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