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의 통찰과 전망] 21세기 中體西用과 脫중국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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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4 17:46   수정 2020-09-15 00:09

[김경준의 통찰과 전망] 21세기 中體西用과 脫중국 전략

고대 중국의 4대 발명품은 종이·나침반·화약·인쇄술이다. 이외에도 비단·쟁기·도자기 등 당대의 첨단기술 제품이 만들어졌다. 고대 선진국은 19세기 이후 유럽 열강의 군사력에 지리멸렬하면서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저명한 과학사가인 조지프 니덤(1900~1995)이 《중국의 과학과 문명》에서 탐구한 “중국에 과학이 존재했는가?”라는 문제의식의 배경이다.

그는 ‘엄밀한 실험을 수반하는 자연에 관한 가설의 수학화’를 근대과학의 특징으로 봤다. 그런데 중국 수학은 봉건제 관료들의 문제해결용 기술로써 ‘갈릴레오보다는 다빈치’로 평가한다. 다빈치가 비행기 헬리콥터 낙하산 등을 스케치했으나 과학적 이론에는 기여하지 못했고, 갈릴레오는 수학을 매개로 과학적 방법론을 발전시켰다는 관점이다. 유럽의 과학 혁명은 국지적 기술 발전 차원이 아니라 종교, 정치, 관료의 속박에서 벗어난 개인들이 자유롭게 진리를 탐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본질이다.

명나라의 환관 정화(鄭和·1371~1435)는 1405년부터 7회에 걸쳐 동남아부터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항해했다. 1차 항해는 62척의 배와 2만8000명이 동원됐다고 전해진다. 스페인에서 출발한 콜럼버스(1451~1506)가 1492년 3척의 배와 88명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87년 전이다. 그러나 정화의 대규모 선단이 중국사의 에피소드로 끝난 반면 콜럼버스의 소규모 선단은 세계사적 전환점이 됐다.

명나라는 조선술과 항해술은 뛰어났지만 원정 목적이 불분명했다. 그마저도 정화의 사망 후 정책 변화로 해로가 폐쇄되면서 국가주도형 조공체제의 확장 시도는 단막극으로 종결됐다. 반면 콜럼버스는 ‘신앙과 향신료’라는 분명한 목표로 출발했다.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국책 과제와 민간 상인들의 경제적 동기가 결합하는 연속극으로 지속되면서 대항해 시대가 개막됐다.

고대 중국의 발명품, 명나라 정화의 항해를 현재 중국의 경제 구조에 대입하면 시사점이 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세계무역 질서에 편입되면서 급속한 경제 성장이 일어났다. 외국인 투자와 거대한 노동력이 결합돼 각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역동적 생태계로 보여지는 외양과 달리 실제로는 정치 권력이 경제 전반을 철저히 통제하는 ‘폐쇄적 동물원’이다. 중국의 대기업 회장들이 갑자기 실종된 후 전 재산을 자진헌납 형식으로 국가에 탈취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개인들의 주택조차 국가적 필요라는 명분하에 사실상 무상으로 강탈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경제구조를 공산주의 통제체제에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접목한다는 의미에서 21세기 중체서용(中體西用)으로도 표현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혼란상은 이런 모순적 접근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경제의 전제조건인 자유와 법치, 사유재산의 확립 없이 자생적이고 지속적인 에너지는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19세기 중반 청나라가 부국강병을 위해 유교(儒敎)를 중심으로 서양 문물을 도입하려던 중체서용 정책은 참담하게 실패했다. 기존의 봉건적 구조는 온존하면서 외부의 선진적 기술만 수용하려는 방식의 한계였다. 시장경제의 본질은 도외시하고 형식만 도입하는 현재 중국의 경제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중국 경제의 향방은 우리 기업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비현실적인 낙관도 비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 팽배했던 과도한 기대와 낙관에서 탈피해 중국 경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냉정하게 재평가해야 한다. 이는 국가적으로는 물론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세계 무역질서의 변화와 결부해 글로벌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전개된 글로벌 경제의 1단계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향은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사활의 분기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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