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기증해 36명 아빠 된 美남성…알고보니 '정신병 전과자'

입력 2020-09-14 18:14   수정 2020-09-14 18:16


정자를 기증해 전 세계 36명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된 남성이 미국에서 정신병력을 가진 전과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남성은 인적사항을 속여 정자를 기증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영국 일간 '더 선' 등에 따르면 미국인 크리스 아젤레스(43)는 2000년부터 조지아주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주2회씩 정자를 기증했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1주일에 2번 정자를 기증하면 한달 평균 15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젤레스는 정자를 기증하면서 인적사항을 대부분 거짓 작성하는 방식으로 기증을 계속해 왔다.

그는 강도 혐의로 8개월의 징역형을 살았으며 정신분열증 병력이 있었지만, 이런 사실들은 모두 숨겼다. 대학원에 다닌 적 없을 뿐 아니라 2000년 대학을 중퇴했지만 지능지수(IQ)가 160인 천재라고 속였다.

자신이 이공계 학사와 석사학위가 있으며 박사학위를 취득 중이라고도 거짓말했다. 4개 국어도 가능하다고도 소개했다.

이런 가짜 이력으로 그는 정자은행에서 인기 있는 기증자 중 한명이 됐다. 그의 정자는 미국 내 여러 주와 영국, 캐나다 등 3개국으로 보내졌고 아젤레스는 36명의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됐다.

그러나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업무 관련 서류를 보내면서 그의 가짜 스펙이 탄로났다. 아젤레스로부터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은 호기심에 그에 대해 검색했고 이 과정에서 그가 온라인에 남긴 댓글 등을 통해 아젤레스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이다.

아이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아젤레스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허위 사실을 기재해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으나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가족들은 정자은행 측에도 2016년부터 12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조지아 대법원에 1건의 소송이 계류 중으로 전해졌다.

6년이 지난 사건은 아젤레스가 최근 팟캐스트를 통해 아기와 그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그는 "관련된 가족들과 특히 아기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그들의 신뢰를 저버렸으며 나는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정자 기증으로 생활이 안정되고 내가 특별한 사람이고 매우 명예로운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소송을 당하고 나서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다"면서 "나로 인해 태어난 아기들이 오랫동안 행복하고 평화롭고 순탄한 삶을 살기 바란다. 그들이 나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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