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MS 제치고 틱톡 인수?…中 "안 판다"

입력 2020-09-14 17:25   수정 2020-10-14 00:32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이 자사보다 9배(시가총액 기준) 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중국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기업 틱톡의 미국법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MS 외에 오라클에도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MS는 “알고리즘 넘겨야” 고수
1~2일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선 틱톡의 유력 인수 후보로 MS를 꼽았다. 초기부터 협상을 주도해온 데다 보유 현금도 1340억달러(약 158조7000억원)에 달해서다. 거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MS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열세였던 오라클이 낙점된 건 틱톡 서비스의 ‘두뇌’ 격인 알고리즘을 둘러싼 협상에서 일정 부분 양보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바이트댄스가 자동차(틱톡)는 팔아도 엔진(알고리즘)은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틱톡의 강제 매각을 명령하자 중국은 지난달 말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을 수출할 때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새 규제를 도입했다. 틱톡과 같은 주요 기술기업을 해외로 매각하는 과정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해 비토를 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협상과 관련, MS는 틱톡의 알고리즘을 인수하지 않고선 보안 위협을 불식시킬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성명에서 “우리의 인수 제안이 틱톡 이용자는 물론 국가안보 수호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란 배경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엘리슨 회장은 지난 2월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를 열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미·중 양국 정부 승인이 관건
오라클이 틱톡 인수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에서든 딴지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 정부가 알고리즘을 제외한 기업 인수를 허용할지 확실하지 않다. 잠재적 보안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어서다. 인수 형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WSJ는 “오라클이 틱톡의 미국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게 아니라 기술 파트너 협정을 맺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바이트댄스에 투자한 미 사모펀드가 오라클과 함께 틱톡의 새 주주가 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협상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 정부가 매각 시한으로 정한 15일부터 미국 내 틱톡 앱 사용이 정지된다.

오히려 중국이 반대하고 나설 수도 있다. 중국 당국은 틱톡을 강제로 파는 것보다 미국 서비스를 폐쇄하는 게 낫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서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신문사와 CGTN은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을 MS와 오라클 양측 모두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바이어에게 소스코드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경보 역시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가 여전히 회사가 발전을 계속하길 원하고 있다”며 “틱톡의 미국 사업을 팔지 않아도 되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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