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콘서트 즐기던 팬에서 투자자로…엔씨·에스엠 '이유있는 급등'

입력 2020-09-14 17:46   수정 2020-09-15 01:21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씨(32)는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한 지난 3월 말 엔씨소프트에 투자했다. 5년차 직장인인 그는 국내 게임산업이 부흥하던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다. 여러 가지 게임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98년 출시된 리니지였다. 그는 “리니지야말로 ‘거대한 왕국’을 건설한 게임”이라며 “재택근무가 확산하면 리니지 이용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엔씨소프트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했다. 성공적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모바일 버전인 리니지2M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올해만 53% 이상 올랐다.

2030세대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종목들이 재평가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다. 이들 종목은 2030에게 익숙하면서 투자 성향에 맞는 성장주여서 인기가 많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0~30대 5757명을 설문한 결과 33%(1894명)가 ‘적극 투자형’ 또는 ‘공격 투자형’으로 조사됐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는 이런 투자성향에 잘 맞는 종목이다. 신작 게임이나 신인그룹의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에 대한 보상도 크다. 대표적 게임주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등이고 엔터사는 YG엔터테인먼트, 에스엠, JYP엔터 등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익숙한 기업에 베팅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로 친숙한 삼성전자가 국민주인 이유와 비슷하다. 종목이 하나의 상품인 주식시장에서 평소 종목에 대한 신뢰는 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3)는 올해 500만원을 게임업체 컴투스에 투자했다. 컴투스의 주력 게임은 ‘서머너즈 워’다. 하지만 그가 매수를 결정한 배경은 ‘미니게임천국’이다. 미니게임천국은 2005년 발매된 모바일 게임의 초창기 작품이다. 전국 중·고교에서 열풍이 불면서 컴투스를 매출 5000억원대의 중견게임사로 성장시켰다. 김씨는 “게임주 투자를 고려하던 중 컴투스가 미니게임천국 제작사인 것을 알고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엔터주도 마찬가지다. S.E.S, god, 동방신기 등 아이돌 그룹 팬으로 성장해온 2030에게 ‘엔터 3사’는 특별한 종목이다. 10대 때 팬이었던 사람들은 20~30대엔 엔터주의 투자자가 됐다. 과거에는 콘서트를 가는 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투자자가 된 셈이다. 2030세대의 매수 파워가 엔터주 주가를 밀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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