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예방접종이 지난 8일 시작됐다. 생후 6개월~만 18세 어린이·청소년, 임신부 및 만 62세 이상 고령자로 전 국민의 37%인 1900만 명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시행한다.
1회 접종 대상 어린이는 독감 유행 기간에 충분한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어린이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지정 의료기관은 전국적으로 1만여 곳이 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독감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무료 접종 대상을 전 도민 69만5000명으로 확대하는 도 자체 사업을 시행한다. 지원 백신도 기존 3가에서 4가로 변경했다.
건강한 성인은 백신 바이러스주와 유행 바이러스가 일치할 때 약 70~9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인별 면역에도 차이가 있어 예방접종을 하고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어린이, 어르신, 만성질환이 있는 접종자의 경우 예방접종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나 예방접종을 받으면 받지 않았을 때보다 좀 더 약하게 앓고 지나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드물게 유행 시기가 아닐 때 독감을 앓는 경우가 있다. 한 번 독감을 앓고 지나갔기 때문에 이번 겨울에는 독감을 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독감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해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방접종을 통해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국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에는 3가 백신이 사용됐다.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이 들어 있다. 4가 백신은 B형 바이러스 1종이 더 들어 있다. 국가 예방접종 대상자가 4가 백신을 맞으려면 개인 비용을 내야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국민 수요 등을 감안해 무료 백신을 4가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안전한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몇 가지 안내사항을 설명했다. 의료기관 내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사전예약 시스템을 활용하면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예약할 수 있고 전자 예진표를 작성하면 병의원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전 예약과 전자 예진표를 작성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할 땐 접종 대상자와 보호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두 살 이하의 영유아, 주변 도움 없이 마스크를 벗기 어려운 사람,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어려운 사람은 착용하지 않는다. 의료기관에 들어서면 비누와 물로 손을 씻거나 65% 알코올 세정제로 손을 소독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어린이의 안전한 접종을 위해 보호자는 접종 전후 아이 상태를 잘 살피고, 의료인은 예진과 접종 후 15∼30분 관찰로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백신을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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