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체와 특허소송 '80전80승'…서울반도체 "특허는 제조업체 생명줄"

입력 2020-09-15 17:28   수정 2020-09-16 01:17


LED(발광다이오드)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가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현지 전자제품 유통사 더팩토리디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더팩토리디포의 ‘필립스 TV 사이니지(대형 모니터)’와 미국 조명기업 파이트의 ‘LED 조명 벌브(전구)’ 제품 판매가 영구 금지된다.

서울반도체가 글로벌 유통·제조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거둔 또 하나의 승전보다. 이 회사는 2003년 이후 80여 건의 LED 기술특허 관련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美 유통채널 상대 승소
이번 소송으로 필립스의 TV 사이니지가 서울반도체의 LED 패키징 기술, 파이트의 LED 조명 벌브는 필라멘트 LED 특허를 침해한 게 각각 인정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유통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건 전략적 판단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유통사에 소송을 걸면 법원의 조사 과정에서 브랜드 회사, 위탁 제조업체, 판매업체를 함께 걸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10월에도 미국의 가전 유통업체 프라이즈일렉트로닉스와의 소송을 통해 필립스 TV 제품의 판매금지 판결을 받았다.

서울반도체는 보유 특허 침해에 철저히 대응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글로벌 LED업계에서 가장 많은 1만4000여 개의 특허·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기술로 꼽히는 ‘와이캅’(패키지 공정을 없앤 LED 기술) ‘아크리치’(고전력 LED 조명기술) 등은 특허침해 목록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기술이다.

서울반도체는 2003년 대만 LED업체 AOT를 상대로 백색 LED 특허 관련 첫 소송을 제기해 특허침해 판결을 받은 이후 80여 건의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경쟁사 제품을 분해해 침해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법률 절차를 밟기 때문에 승소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허침해 업체엔 무관용 대응”
서울반도체가 진행 중인 특허침해 관련 소송도 20여 건에 달한다. 이 회사가 글로벌 업체들과 어려운 소송전을 이어가는 것은 ‘특허는 제조업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이 사장의 지론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율이 8.9%에 이를 정도로 R&D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사장은 “매년 1000억원 이상 R&D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기술 탈취에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며 “제조업체는 지식재산권을 존중받아야 성장하고 고용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2018년 하반기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는 것도 ‘특허침해 기업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인력 유출을 통한 기술 탈취에도 강력히 대처하고 있다. 2018년 기술 인력 빼가기를 통해 자사 영업비밀을 탈취한 대만 에버라이트와 형사소송을 벌여 이달 초 승소했다.

서울반도체는 1987년 미국계 반도체 제조사(페어차일드) 출신 기술자들이 세웠다. 이 사장은 1992년 서울반도체를 인수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 사장은 “넘기 힘든 특허 장벽을 구축하자”는 계획에 따라 LED 관련 특허 확보에 집중해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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