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양생명 3억달러 영구채 흥행…보험사 해외 자본확충 청신호

입력 2020-09-16 11:19  

≪이 기사는 09월16일(09: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이 3억달러(약 3500억원)어치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보험사들의 해외 자본 확충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이 30년 만기 영구채 3억달러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기관투자가 70여곳이 약 9억달러의 매수주문을 냈다. 전체 주문 중 아시아 기관 물량이 79%를 차지했고 나머지 21%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들어왔다. 노무라증권, JP모건, UBS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동양생명은 기대 이상의 투자수요가 모인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적은 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영구채 금리는 희망금리(연 5.375%)보다 0.125%포인트 낮은 연 5.250%로 결정됐다. 동양생명이 5년 뒤 해당 영구채를 조기상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연 5%대 5년물 채권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채권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BBB-’다. 발행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등 영구채의 투자위험을 반영해 기업 신용등급(BBB+)보다 두 단계 낮다.

동양생명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새로 자본을 쌓으면서 지난 6월 말 217.3%인 지급여력(RBC)비율이 240%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2023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모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아래에선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리 자본을 늘려놔야 자산 건전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나 후순위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쌓고 있다.

동양생명이 외화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오랫동안 닫혔던 보험사 해외 채권발행시장이 다시 열릴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2018년 5월 KDB생명(2억달러)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한동안 보험사들은 국내에서 자본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회사채 투자심리가 올 들어 크게 위축되면서 보험사들의 원화 영구채·후순위채 발행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최근 4개월 동안에만 롯데손해보험(900억원) 흥국화재(400억원) 푸본현대생명(500억원) 세 곳이 1000억원 미만의 후순위채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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