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만 207번…여제자 유사강간 60대 교수 징역형 선고

입력 2020-09-17 13:20   수정 2020-09-17 13:22


면담을 핑계로 제자를 유사강간한 제주대학교 60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17일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제주대학교 교수 조모씨(61)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 등 10년간 취업 금지 명령을 내렸다.

공소사실과 피해자 증언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0월30일 오후 5시30분께 학교에서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을 면담하겠다며 A씨를 만났다. 이후 차를 이용해 드라이브를 하고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뒤 A씨를 노래주점으로 데려갔다.

조씨는 노래주점에서 A씨에게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하며 유사강간을 시켰다.

A씨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녹음한 파일에는 207차례나 싫다며 저항의 의사를 밝힌 것이 기록됐다. "집에 가고 싶다"와 "나가고 싶다", "만지지 말라"는 말과 비명도 수십차례 녹음됐다.

노래주점 복도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는 밖으로 도망가려는 A씨를 데려오는 조씨의 모습도 찍혔다.

A씨는 지난 7월16일 2차 공판에서 "노래주점에서 안주를 주는 척하더니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며 "이후 그 행위(유사강간)가 이뤄졌고, 교수가 안경을 고쳐 쓰는 틈을 타 문을 열고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A씨는 "합의서 작성은 교수를 용서해서 작성한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교수를 용서한 적이 없다"며 "그 교수가 복직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면서 재판부에 엄벌을 호소했다.

A씨는 또 "재판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며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을 꿈꿨지만 트라우마로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스승과 제자의 사이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합의서 제출은 감경 요인에 해당하지만 피해자가 인간적 용서를 하지는 않았다"며 "면접을 가장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범행이 이뤄졌고 대학 내 학생들도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국립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제주대학교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총대의원회, 각 단과대학 학생회 등은 조 교수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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