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연청 “연기자로서 진중함과 ‘틱톡’에서의 활발함, 두 가지 모두 내 본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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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7 15:17   수정 2020-09-17 18:16

[인터뷰] 최연청 “연기자로서 진중함과 ‘틱톡’에서의 활발함, 두 가지 모두 내 본연의 모습”


[박찬 기자]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느닷없이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에 피식 웃고 말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 감정 없이 지내왔지만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는 ‘태주’와 ‘국’, 그 생경함을 밝힌 이는 다름 아닌 ‘혜미’였다. 그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적극적으로 전화번호를 묻는 시점부터 작품의 풍미는 한층 배가된다. ‘BL 장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한가운데서 최연청은 이토록 풍성하고 잔잔하게 스며드는 듯했다.

이런 첫인상 뒤 반전 포인트가 있다면, 그는 본연의 모습을 ‘연기자로서의 진중함’과 ‘크리에이터로서의 붙임성’으로 나눈다는 거다. 작품 속 아름다운 이목구비와 차분한 분위기와는 달리 글로벌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에서의 그는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공백기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까 노력했다는 최연청에게 소통 창구는 활짝 열려있었다.

수많은 팔로워를 지닌 비결을 묻자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야 하고 1초라도 지루함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답하는 열정이 단단하며 뜨겁기까지 하다. 실제로 만난 최연청은 그 이름만큼이나 청쾌했다. 점심밥을 먹었냐는 사소한 질문에도 명랑하게 답하고 불쑥 먼저 말을 건네며 어색함을 지워내는 그였다.

Q. bnt와 처음으로 만났다. 화보 촬영 소감은

“중국에서 bnt 화보를 꽤 자주 접했다. 그래서인지 직접 화보 촬영에 임한 순간부터 감회가 새롭더라(웃음). 무엇보다도 스태프분들이 적극적으로 이끌어주셔서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콘셉트 시안은 처음 받아봐서 인상 깊었다(웃음)”

Q. 촬영하는 내내 눈동자만 보였다. 본인도 평소에 강점이라고 느끼는지

“눈동자라기보다는 눈(웃음)? 내 얼굴에서 눈을 빼면 볼 게 없다”

Q. 배우로 사는 기분은 어떤가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기다리는 역할이지 않나. 작품 속 한 배역을 따내기 위해 철저하게 오디션을 준비하지만 항상 마음처럼 되는 것만은 아니다. 사실 그 기간을 견디고 기다리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취미 생활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혼자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Q. 최근 웹드라마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를 통해 새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까지 진행된 건가

“인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웃음). 아마 국내에서는 생소한 ‘BL’ 장르를 웹 드라마로 다뤘기 때문이 아닐까.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소재였기 때문에 주목받은 듯하다”

Q. 극 중 적극적인 전학생 ‘혜미’ 역할을 맡았다. 동그란 뿔테 안경과 묶음 머리는 누구 아이디어였나

“둘 다 감독님이 제의해주신 거다. KBS2 ‘동백꽃 필 무렵’ 속 공효진 선배님 패션을 많이 참고했다. 첫 대본을 받았을 때 ‘이번 작품에서 외모는 포기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항상 페미닌한 캐릭터를 담당했던 만큼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Q. 처음 배역 제의를 받았을 때 든 기분

“사실 캐스팅 안 될 줄 알았다. 시나리오를 읽어봤을 때 ‘혜미’는 나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연령대 또한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실험을 거듭했다(웃음). 앞머리를 어떻게 잘라야 어려 보일지,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말투로 생활하는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노력했다. 그 외에 참고할만한 작품은 어떤 게 있을까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Q. ‘혜미’는 ‘국’에게 “처음부터 다른 데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누군가의 사랑을 지켜보고 체념하는 역할이 쉽지 않았을 텐데

“사랑에 대해 체념하는 모습은 나와 닮은 부분이 많다. 실제로도 ‘이제 못 만날 것 같다’라고 생각 들면 고민 없이 그 인연을 떠나보낸다. 유년 시절 되게 소심한 편이었는데 그때 상처를 많이 받고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 이젠 상처받기 전에 내 마음을 먼저 정리한다”

Q. 이번 작품 속 잊지 못할 장면이 있다면

“극 중 ‘국’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봤던 장면. 그 부분이 제일 좋았다. 가장 ‘혜미’스럽고 당돌한 느낌”

Q. 실제로도 이성에게 적극적인 편인가

“그렇지는 않다(웃음).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간 적은 없던 것 같다”

Q.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극 중 배경이 학교인 만큼 연기자들의 연령층 또한 어렸을 것 같은데

“확실히 청소년 연기자들이 많았다. 현장 내에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했지만 나보다 나이 많은 분이 있어서 괜찮았다(웃음). 바로 장의수 오빠. 물론 우리도 나이 차이가 꽤 난다. 나는 아직 20대다(웃음)”


Q. 그러면 작품 현장 내 연기자들은 본인을 누나라고 불렀나

“아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내 나이를 모른다(웃음). 말을 안 하고 스무 살인 척 했다”

Q. 결과적으로 ‘최연청’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다. 웹드라마로서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아주지 않았나

“중국에서 생활하던 도중 연기에 대한 목표가 다시 잡혀 지원하게 됐다. 아무래도 나고 자란 곳이다 보니 연기하는 환경도 더 편하고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노력했던 만큼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려서 뿌듯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도전하고 꿈꾸고 싶다”

Q. 국악고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와서도 가야금을 연주했다. 그런 와중에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 가족이 되게 보수적이어서 내가 연예계 일을 하게 되는 걸 원치 않으셨다. 거문고 연주가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도 8살 때부터 가야금을 연주했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악기 연주보다는 방송 활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중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거다”

Q. 방송 생활에 대한 욕심이 쭉 있었던 건가. 직접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을 보니 가야금을 아직도 놓지 않았다

“가야금을 연주한다는 게 언젠가는 강점이 될 것 같았다. 접하기 쉬운 악기는 아니니까. 근데 이하늬 선배님이 있더라(웃음). 만약 악기를 쭉 연주하더라도 가야금을 통해 방송 일을 진행해보고 싶었다”

Q. 배우라는 꿈에 불을 지핀 작품이 있다면

“정말 어릴 때 황정민 선배님이 연기한 ‘너는 내 운명’을 보고 감명받았다. 내가 원래 영화를 보고 우는 편이 아닌데도 자꾸 눈물이 나더라. 그러고 나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때 만들었던 연기 노트도 있는데 앞뒤로 황정민 선배님 포스트가 붙여져 있다(웃음). 물론 아직도 팬이다”

Q. 어릴 땐 어떤 아이였나

“지금 생각해보면 ‘마이 웨이’ 스타일이었다. 여자애들은 뭐든지 친구들과 같이하고, 같이 가지 않나. 그런 게 좀 달랐던 것 같다. 친한 친구가 있더라도 집에 같이 가려고 굳이 기다리진 않았다(웃음)”

Q. 2015년 슈퍼주니어의 MV ‘Magic’을 시작으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와 영화 ‘창궐’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에는 수년간 중국에서 활동했다고

“주변의 조언을 많이 받고 진출했다. ‘중국에서 통할 상’이라고 말해주더라(웃음). 중국 활동을 위해 중국어 레슨도 받고 학원도 다닐 만큼 열심히 공부했지만 직접 거주한 경험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렇다고 중국에만 쭉 있던 게 아니라서 왔다 갔다 따져보면 3년 정도의 기간. 그 이후에는 현지 반응이 좋다 보니 아예 눌어붙게 된 거다”

Q. 낯선 곳에서의 타지 생활이 불안하지는 않았나

“오히려 중국에 처음 갔을 때 모두 너무 좋아해 줘서 감사했다. 사실 타지 생활에 대한 불안감보다 ‘공백기에 내가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컸던 것 같다. 이러한 계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틱톡을 시작했다. 중국 틱톡 이름은 ‘더우인(Douyin)’인데 한국판도 있다고 하길래 두 개 같이 시작하게 됐다”

Q. 글로벌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서 130만 이상의 팔로워를 갖췄다. 많은 플랫폼 중 영상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무엇보다도 15초라는 시간이 편하게 다가왔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느낌. 마치 감독이 된 것처럼 내 영상물을 직접 편집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Q. 처음 시작할 때부터 틱톡 내에서 인기가 많았던 건가

“사실 시작한 지 1주일 정도 됐을 때부터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았다(웃음)”


Q. 급속도로 ‘유명 틱톡커’가 될 수 있었던 비결

“무엇보다도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야 하고, 1초라도 지루함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영상을 촬영하면서도 옷을 자주 갈아입었다”

Q. 콘텐츠는 본인이 직접 기획하는 건지

“맞다. 최근에는 ‘슈퍼주니어’ 신동 오빠도 직접 가르쳐주고 있다. 워낙 친하다 보니까”

Q. 틱톡 내 중화권 팬들이 제일 많은 편인지

“따져보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팬분들이 가장 많은 듯하다. 한국, 중국 팬분들도 많다. 근데 대부분 팬들이 아직도 내가 어느 국적의 사람인지 잘 모르더라(웃음). 중국어를 자주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

Q. 어눌한 말투는 중국에 가기 전에도 동일했나

“그렇다. 조금 혀가 꼬인 편이다(웃음). 최근에도 한 감독님께 ‘한국말 잘하는 중국인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발음 교정 빨리하라고 말씀하셔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일상 대화에서도 다소 리액션이 부족하다 보니 ‘한국어를 몰라서 내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나’ 갸우뚱거리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내게는 여러 번 되물어 보신다(웃음)”

Q. 연기자 생활 속 정적인 모습과 반대로 틱톡에서는 밝고 발랄하다. 어느 쪽이 더 실제 모습과 가깝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컨디션이 좋으면 틱톡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활발하고, 컨디션이 나쁘면 조용하고 차분하다. 양면적이라고 해야 할까”

Q.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도 있나

“물론 지금은 당연히 도전할 마음이 있지만 예전에는 혹시라도 말실수할까 걱정이 많았다. 이제 어느 정도가 적정 수위인지 잘 안다(웃음). 요즘 JTBC ‘아는 형님’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 꼭 출연해보고 싶다. 퀴즈 맞히면 간식을 주는데 너무 맛있어 보였다. 정말 열심히 할 자신 있다”

Q. 요즘 빠져 있는 것

“쉴 때 ‘미드’ 보는 걸 좋아한다. 새로운 프로그램도 좋지만 더 재밌는 건 봤던 작품을 또 보는 거다. ‘그림 형제(GRIMM)’나 ‘왕좌의 게임(A Game of Thrones)’,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시리즈를 자주 본다. 전체적으로 스릴 넘치는 장르를 선호한다(웃음)”

Q. 스케줄이 없는 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유튜브로 음악 작업한 걸 게시하거나 가야금을 연습한다.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직접 도와주기도 한다. 연습생 생활부터 함께 쭉 이어온 만큼 지금은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다. 슈퍼주니어 친구들도 그중 하나다. 뮤직비디오 출연 전부터 친한 사이였다. 동해 오빠나 신동 오빠도”

Q.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동유럽풍 분위기를 좋아해서 조각상을 모으기도 하고 직접 소품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보면 힘들었던 것도 지워지는 듯하다”

Q. 롤모델

“아버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과묵하지만 항상 행동으로 보여주신다. ‘말보다 행동이 우선’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그런 사람이 꼭 되고자 노력한다”

Q. 연기하는 최연청,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면

“대중들에게 작품 속 배역의 이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매번 TV에 얼굴을 비출 때마다 알아봐 주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웃음). 그걸 위해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설은주 
의상: COS, LEVAR, 8 by YOOX, HELMUT LANG by YOOX 
슈즈: 레이첼콕스, 타미힐피거
주얼리: 마니에피에디, OHRLIN
아이웨어: Front(프론트)
선글라스: 랜드스케이프(Land scape)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PRANCE 명선
메이크업: PRANCE 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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