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장, 기업 맞춤교육으로 '바늘구멍' 취업문 뚫어

입력 2020-09-17 15:11   수정 2020-09-17 15:12


박홍석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장은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선 우수 인재들이 중소기업에 많이 들어가야 한다며 대학과 중소기업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9개 대학으로 결성된 협의회를 10년 이상 이끌며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 미스매치를 풀기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을 만나봤다.

중소기업의 고민은 연구개발인력을 비롯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2009년에 설립된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의 모임이다. 서울 문정동에 본부를 두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가르쳐 우수 중소기업에 취업토록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경력을 지도하는 것도 한 축이다. 커리어패스(경력관리)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였다.

이 단체의 결성을 주도한 사람이 박홍석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장(62·인덕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이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가 극심했다”며 “이런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참여대학은 29개다. 4년제 대학 17개와 2년제 대학 12개다. 당초 전문대 위주로 시작했지만 4년제 대학 중에도 취지에 찬동하는 곳이 많아져 이젠 4년제 대학이 주도하는 형국이 됐다. 박 회장은 “올해 9급 공무원시험에 13만여 명이 응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제조업 강국인 독일에선 우수인재들이 기업으로 가는데 한국의 현실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이 독일처럼 강해지려면 뿌리산업과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좋은 인력이 많이 가야 하고 대학은 이들에게 기업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의 채용수요가 줄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협의회 소속 대학에선 올해 일본기업에 33명을 취업시켰다. 이들은 일본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4월쯤 현지에서 근무하게 된다. 취업문을 뚫기 위해 협의회 소속 몇몇 대학은 전공 공부와는 별도로 수백 시간씩 일본어와 기술 교육을 시켰다.

이 협의회엔 요즘 한 가지 어려움이 생겼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지속돼온 우수중소기업 연수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박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600여 명을 연수시키고 이 중 400여 명을 중소기업에 취업시켰는데 든든한 스폰서가 여러가지 사정으로 예산지원을 중단해 연수사업이 멈춰섰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는 대학생이 중소기업을 이해하는 첩경이고, 중소기업으로선 우수 대학생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였는데 안타깝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이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꿈을 갖고 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교육시키는 일이다. 그는 “중소기업 중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마트공장 등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교육을 시켜 이들이 중소기업에서 활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뿌리산업을 든든하게 키우는 일이다. 박 회장은 “독일이 제조업 강국이 된 것은 무엇보다 주물 열처리 도금 등 뿌리산업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년퇴직한 경력자나 연구원 등을 초빙해 대학생들의 멘토로 뛰도록 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기술인력, 기능인력이 독일 마이스터처럼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풍토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노력을 해야 우수한 젊은이들이 이런 분야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한국은 산업구조상 제조업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에서 뛸 수 있는 우수인재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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