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뒤 추정 이익 끌어와 목표가 정한 '초미래 리포트'

입력 2020-09-17 17:13   수정 2020-09-18 09:42

‘케세라세라’ 스페인어로 ‘뭐가 되든지 될 것’이라는 뜻의 경구로, 국내에서는 ‘될 대로 돼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이 경구를 제목으로 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지난 16일 여의도 증권가에서 화제가 됐다. 하나금융투자가 이날 발표한 두산퓨얼셀 기업분석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시장에서 ‘초미래 보고서’란 평가를 받았다. 두산퓨얼셀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무려 20년 뒤인 2040년의 순이익 추정치를 끌고 와 여기에 15배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7만원의 적정주가를 산출했다는 이유다.

이전까지 두산퓨얼셀은 애널리스트들이 사실상 목표주가 산출을 포기한 종목이었다. 주가가 적정가치를 넘어 매수의견을 제시하기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평가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5월 이후 수소경제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연저점(4010원) 대비 최대 15배(8일 고가 6만2500원)까지 폭등했다.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두산퓨얼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4배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월 발표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추종하면서, 이에 따라 두산퓨얼셀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을 추산했다.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8GW를 보급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그에 따라 두산퓨얼셀이 2040년엔 2조9740억원의 매출과 29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0년 후 실적 추정치를 가정해 할인율 없이 목표PER을 적용해 적정주가를 산출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유재선 연구원은 “2040년까지의 실적을 추정한 이유는 정부의 수소경제 계획이 2040년까지의 전망치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고서에도 상세히 서술했다시피 마냥 낙관적인 전망만을 담은 것이 아니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RP) 비율 상승과 그에 따른 비용을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이하는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결국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장기 수익성을 개선해주는 전기요금 규제 완화가 없다면 두산퓨얼셀은 향후 12개월 PER이 200배에 달하는 고평가된 기업이 맞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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