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분류작업 거부"…추석배송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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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7 17:34   수정 2020-09-18 02:54

택배기사 "분류작업 거부"…추석배송 어쩌나


전국 4000여 명의 택배 기사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택배 분류 작업을 거부하고 나섰다.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있어 택배 배송 업무에 차질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勞 “분류 작업에 하루 6~8시간”
17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 작업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분류 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이에 대해선 단 한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택배 분류 작업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분류된 물건을 택배 차량에 싣는 작업을 의미한다. 특수고용노동자(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택배 기사들은 그동안 이 작업을 택배회사 측이 직접 하거나 분류작업 비용을 따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민주노총 산하 택배연대노동조합의 김세규 교육선전부장은 “물량이 급증한 시기에 한시적으로라도 분류 인력을 추가 배치해달라는 것”이라며 “분류 작업에 투입할 인력 비용을 (물류회사와) 공동 부담할 용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총 3000명 정도의 분류 인력을 요구하는데 이는 기사 5명당 1명꼴”이라며 “분류 인력 고용을 위한 인건비가 20억~30억원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이익을 얻고 있는 택배회사 입장에선 무리한 비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택배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당분간 택배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추석 때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선물만 보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올해 택배 물량은 작년보다 3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전국 택배기사가 5만 명 정도라 큰 타격을 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물량이 늘어나는 기간이라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물류회사들은 추가 인력 충원 등으로 배송에 문제가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특수기를 대비해 집중적으로 배송 기사를 충원하고 있다”며 “전 터미널 작업 인력 증원, 터미널 추가 확보 및 시설 장비점검 등을 통해 배송이 지연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물류회사 “분류 비용도 택배비 포함”
택배 분류 작업에 대한 갈등으로 파업까지 이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11월 택배연대노조는 분류 작업이 ‘공짜 노동’이라며 총파업을 개시했다. 이에 사측은 분류 비용도 택배 비용에 포함돼 있어 공짜노동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이미 관련 판례로 정리가 됐다는 입장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시장 초창기부터 화물을 분류해 차에 싣고 배달하는 과정 전체를 택배기사업 본연의 업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2011년 CJ GLS(현 CJ대한통운)가 화물 분류 작업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부당이득을 봤으므로 반환해야 한다며 대리점주(택배기사)가 낸 소송에서 “화물 분류작업은 회사뿐 아니라 대리점주를 위한 작업이라 볼 수 있고, 분류 작업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판결을 내렸다.

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해당 판결은 본사와 대리점 사이의 문제를 다룬 것이며, 본사와 택배노동자와의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기에 확대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남영/김기만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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