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지분 쪼개기' 금지일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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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7 11:00   수정 2020-09-17 14:10

공공재개발 '지분 쪼개기' 금지일 앞당긴다


정부가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공모에 나선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이다. 하지만 조합의 사업성에 실익이 크지 않아 한계가 뚜렷하단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1일부터 11월4일까지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를 공모한다고 17일 밝혔다. ‘5·6 대책’과 ‘8·4 대책’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를 통해 2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서울 도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재개발사업의 시행에 조합과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정체된 정비사업을 촉진시키는 게 목적이다. 공공은 공공재개발 추진 구역을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한 뒤 용적률 상향과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사업비 융자 등의 혜택을 준다. 조합은 이 조건으로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공급물량의 절반을 공공주택으로 내놓는다.


시범사업 후보지는 현재 서울에서 재개발을 추진중인 구역과 정비구역 지정을 준비중인 구역이다. 해제구역의 경우 5·6 대책 발표 당시엔 포함하지 않기로 했지만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후보지에 포함시켰다.

공모신청을 받은 각 자치구는 주민 동의율과 정비구역 지정 요건 등을 평가한 뒤 공공재개발 추진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서울시에 추천한다. 서울시는 LH와 SH 등을 통해 개략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국토부와 합동으로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꾸려 후보지를 최종 선정한다. 기존 구역의 경우 12월 선정을 마친다. 신규 지역은 내년 3월 선정한다.

다만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과 관리형 주거환경사업 등 대체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나 역사문화보존 등을 위해 관리가 필요한 지역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기반시설과 연계해 주거환경 개선효과가 크거나 장기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구역들을 우선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구역은 주택공급활성화계획을 수립한 뒤 공공시행자 지정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공공이 단독시행할 경우 주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조합과 공동시행일 경우 주민 과반이 동의해야 한다.

눈에 띄는 건 공공재개발의 권리산정기준일이다. 정부는 공공재개발의 권리산정일을 공모일인 21일로 통일하기로 했다. 권리산정일은 분양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단독주택을 허물고 빌라를 짓는 등 지분 쪼개기를 금지하는 기준일이다. 이날 이후의 지분 쪼개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상 정비구역을 지정할 때 구역지정 고시일이 권리산정일이 된다. 그러나 아직 구역지정이 되지 않은 지역이 공공재개발 대상지로 선정돼 향후 구역지정을 받을 경우 권리산정일은 공공재개발을 공모를 시작하는 이달 21일이 된다. 이날 이후의 지분 쪼개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권리산정일이 공모일로 일괄 적용되는 건 공공재개발을 신청해 새롭게 구역지정을 받는 곳에 제한된다”면서 “이미 구역지정을 받은 정비구역은 기존 권리산정일이 적용된다”설명했다.

이재평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은 “많은 구역이 참여해 도심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길 기대한다”면서 “공공재개발이 조속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경식 서울시 주거정비과장은 “그간 사업에 관심을 보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며 “법령 개정에 따른 조례 개정도 신속히 추진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기 단계 재개발구역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계획한 가구수 가운데 조합원분을 제외한 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1000가구를 계획한 재개발구역의 조합원이 700명이라면 나머지 300가구 가운데 150가구를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일반분양분이 줄어드는 만큼 조합의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합설립을 앞둔 강북 도심의 한 재개발구역 추진위원장은 “일반분양 수입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가는데 여기서 절반이나 떼가겠단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임대 물량이 늘어나면 사업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격적으로 내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예외 조건도 사업 참여 유인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한제를 피하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재개발물건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B공인 관계자는 “초기 단계 재개발구역이 일반분양을 하게 될 7~10년 뒤의 상한제 존폐 여부도 가늠할 수 없어 아직은 막연한 청사진일 뿐”이라며 “조합 단독으로 시행하던 구역들의 집행부가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공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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