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전날부터 외출한 '라면 형제' 엄마…방임 혐의 불가피

입력 2020-09-18 09:42   수정 2020-09-18 09:44


부모가 없는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엄마가 화재 전날부터 집을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한 방임 혐의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발생한 빌라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부엌에서 불이 나자 당시 집을 비운 어머니 C(30)씨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 16분께 둘째인 B군의 휴대폰으로 걸린 전화를 받은 C씨는 화재 발생 10여분 뒤 집에 도착했고, 그 사이 A군 형제는 인천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A군은 안방 침대 위 아동용 텐트 안에서 전신의 40%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고, B군은 침대와 맞닿은 책상 아래 좁은 공간에 있다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화재 직후 현장에 출동한 한 소방관은 "책상 위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있었고 책상과 바로 붙어 있는 침대 사이 공간에 쌓여있던 이불을 걷어내고 안에 있던 작은 아이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형인 A군이 동생 B군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몸을 피하게 하고, 자신은 화재로 인한 연기를 피해 텐트 속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C씨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소방관 등에게 "어제 저녁에 집에서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당일 A군 형제가 이송된 인천 한 병원에서도 "화재 당시 어디 있었느냐"는 경찰관의 물음에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답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초등학생인 자녀들만 두고 장시간 집을 비운 행위가 아동학대의 일종인 방임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제가 영유아는 아니지만 아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전날 장시간 집을 비웠고, 결과적으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방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씨는 2018년과 지난해에도 A군 형제를 자주 방치해 3차례나 경찰에 신고되기도 했다. 특히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ADHD)를 앓는 큰아들을 때리기까지 해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및 방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경찰은 C씨가 오랜시간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아이들이 크게 다친 점을 고려해 방임 혐의 수사에 착수할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불이 난 빌라 내부를 정밀감식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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