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R 중요성 일깨운 LG화학 배터리 분할 소동

입력 2020-09-20 18:17   수정 2020-09-21 00:29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분사키로 한 것은 사업을 더 크게 키우기 위한 승부수였다. 하지만 이 발표는 지난 사흘간 증시에서 큰 혼란으로 이어졌다. 소문이 돌던 16일과 발표일인 17일 이틀간 주가는 11% 넘게 떨어졌다. 18일 3.26% 반등하긴 했지만 개인투자자는 이날도 116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사흘 내내 30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주가가 요동친 건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정보비대칭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17일 오후 1시 회사분할 결정을 공시하고, 세 시간 뒤인 오후 4시 기관·외국인을 상대로 관련 콘퍼런스콜(투자자 대상 전화설명회)을 열었다. 통상 실적을 발표할 땐 콘퍼런스콜 개최 사실을 사전 공시한다. 개인들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최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분할 결정 직후 세 시간 만에 여는 행사로 준비가 부족했다. 기관(외국인 포함)만을 상대로 열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기관·외국인은 콘퍼런스콜에서 “물적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법인(LG에너지솔루션) 주식 100%를 갖게 되는 것으로 기존 주주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 기업공개(IPO)를 해도 LG화학이 70% 이상 절대적 지분을 보유할 것”이란 회사 측 설명을 듣고 차분히 대응했다. 반면 ‘개미들’은 그렇지 못했다. 개미들은 온라인 주식게시판 등을 통해 “빅히트에서 BTS를 떼어내는 셈”이라며 물적분할 방식에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아달라”는 청원까지 올릴 정도였다.

LG화학이 18일 아침 콘퍼런스콜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린 뒤 이런 오해는 해소되는 듯하다. 그러나 지난 사흘간 소동은 회사 측이 개인을 상대로 적극적 IR(기업 설명회)을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에선 상장기업이 중대 발표 직후 즉각 콘퍼런스콜을 열어 설명한다. 이를 실시간 중계하고 홈페이지에 띄워놓는 것은 상식이다.

세계적인 주식 직접투자 열풍 속에 개인은 더 이상 무기력한 개미가 아니다. LG화학의 경우도 개미들은 올해 증시가 저점을 찍은 3월 1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972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를 지지했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개미가 LG화학 지분의 10% 이상을 갖고 있다. 이번 소동은 외국인·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지 않으면 주가는 물론 기업 이미지도 손상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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