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걷던 노트북…8년만에 '코로나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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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0 17:35   수정 2020-09-21 00:54

내리막길 걷던 노트북…8년만에 '코로나 호황'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이 대세가 되면서 하드웨어(HW) 장비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회사 업무를 하거나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정보기술(IT) 환경을 집에 마련하기 위해 PC나 웹캠 등을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장비 수요가 급증하자 영상회의 소프트웨어(SW) 기업도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가전판매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달부터 PC와 웹캠 등 장비 수요가 늘었다”며 “인기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PC, 웹캠 판매량 급증
20일 전자제품 유통 기업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1개월 반 동안 PC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원격근무, 온라인 강의 등으로 직장인과 학생 등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영상회의에 쓰이는 웹캠 판매량은 폭증세다. 지난달 온라인 가전판매 쇼핑몰 다나와에서 판매된 웹캠 수는 전년 같은 달의 네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원격근무·온라인 학습이 일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이상 구입을 미룰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전판매업계에 따르면 원격업무 관련 장비 판매량은 코로나19의 1차 대유행기인 지난 3월 급상승했다가 6월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광복절 연휴 이후 사태가 악화되자 다시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필수 장비뿐 아니라 추가 모니터, 그래픽카드, 프린터 등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타 하드웨어’ 수요도 늘고 있다.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모니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1% 늘어났다. 중앙처리장치(CPU) 등 주요 부품 판매량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영상 회의, 금융 거래, 온라인 강의 수강 등에 필요한 여러 창을 띄우기 위해 추가 모니터를 구입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 그래픽 작업이나 고사양 게임 구동 등에 쓰이는 그래픽 카드 판매량도 55% 늘었다.

노트북·데스크톱 PC와 기타 장비 시장은 그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다. 스마트폰 성능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작업을 PC 없이 할 수 있게 되면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1일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작년보다 14.4% 늘어난 1억8663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SW 기업도 하드웨어 시장 뛰어들어
하드웨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상회의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SW 기업들도 장비 판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HW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자사 솔루션의 고정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7월 SW·HW 패키지 ‘줌 홈’을 공개했다. 영상회의 장비 업체 디텐과 손잡고 광각 카메라 3개, 마이크 8개 등을 탑재한 27인치 화면의 장비 ‘디텐 미’를 줌 홈 패키지의 첫 번째 제품으로 선보였다.

영상회의 솔루션 기업들은 사무실에서 쓸 수 있는 기업용 장비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구글 미트’를 서비스하는 구글은 지난 16일 레노버와 손잡고 ‘구글 미트 시리즈 원’을 공개했다. 4K 초고화질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 전용 태블릿 등이 포함된 패키지 서비스다. 국내 영상회의 솔루션 기업 알서포트도 지난달 이동식 영상회의실 ‘콜라박스’를 내놨다.

노트북 제조 업체들도 웹캠·마이크 성능을 강화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수요 잡기에 가세했다. HP는 시야각이 넓은 웹캠과 인공지능(AI) 기반 오디오 기능을 탑재한 제품군을 이달 초 선보였다. 레노버는 마이크 4개를 장착한 듀얼 스크린 노트북을 지난달 내놨다. LG전자는 최대 17인치 대화면, 초경량 제품인 ‘그램’ 시리즈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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