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면 어쩌려고"…30대, 서울 아파트 영끌 '또' 최고

입력 2020-09-21 09:04   수정 2020-09-21 16:33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40% 가까이를 30대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이 각종 규제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감했다. 그렇지만 30대는 여전히 '영끌'(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뜻의 신조어) 대출을 통해 외곽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주도했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전달(1만6002건)과 비교해 57.0% 감소했다. 이 중 36.9%인 2541건을 30대가 매입해 전연령을 통틀어 비중이 가장 높았다. 30대에 이어 40대(28.3%), 50대(16.5%), 60대(8.7%) 순이었다.

30대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30대 매입 비중은 종전 최고치인 7월 기록(33.4%)보다 3.5%포인트(p) 더 증가하면서 8개월 연속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됐다.
강서구, 30대 매입비중 46.5% 달해

지역별로 보면 서초·강남·송파구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와 양천구를 제외한 서울의 모든 구에서 30대는 최고 구매층이 됐다. 40%를 넘긴 지역도 많았다. 강서구의 30대 매입 비중이 46.5%(전체 594건 중 276건)로 가장 높았다. 성북구(45.0%), 성동구(44.5%), 동작구(44.1%), 서대문구(43.3%), 동대문구(43.2%), 마포구(41.5%), 영등포구(40.1%) 등까지 8개 구에서 40%를 웃돌았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에서도 30대 매입 비중은 늘어났다. 강남구의 30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7월 24.4%에서 8월 26.0%로 1.6%p 늘었다. 서초구는 26.7%에서 27.1%로, 강동구는 30.6%에서 34.2%로 다소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으로만 보면 위축되고 있다. 정부가 6·17대책과 7·10대책 등으로 부동산 규제의 끈을 조이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등으로 주택시장 매수세가 급감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법인과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비싸게 내놓은 매물을 30대 젊은 층이 '영끌'로 받아주는 양상이 돼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작년 1월 1889건에서 5월 3432건, 8월 8586건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가 12월 1만411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작년 12·16대책과 올해 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4월(3699건)과 5월(4328건)에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다가 6월에는 1만1106건으로 회복하고 7월에도 1만6002건 등으고 증가했는데, 대부분 30대를 비롯한 젊은층들의 '패닉바잉'이 원인이 됐다.
청약 어려운데다 전셋값까지 급등…"지금 아니면 어렵다"

30대들은 집값이 급등하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라는 심리가 겹치면서 매수에 나섰다. 청약 가점이 낮다보니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데다, 전셋값까지 급등하면서 서울 외곽지역에서 매수세게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에서 30대는 작년 상반기 23.4∼27.5%로 전통적인 주택 시장의 '큰 손'인 40대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8개월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0대의 매매 비중은 올해 1월 30.4%에서 2월 33.0%로 증가했다. 3∼5월 에는 주춤하기도 했지만, 6월(32.4%)과 7월(33.4%)에 비중이 올라가더니 지난달에는 36.9%까지 뛰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의 주요 지표들은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거래 가뭄 속에 이따금 성사되는 매매는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거래량 감소는 가격 하락을 동반하는데, 시장의 현황은 이와 다른 양상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하락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달 첫째 주에 96.2로 13주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고, 둘째 주에 92.1로 더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살 사람이, 100 미만이면 집을 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지난 6월8일 기준 98.7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점(100)아래로 떨어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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