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美·中 '디커플링'…양국 자본투자 9년 만에 최저

입력 2020-09-21 09:54   수정 2020-09-22 01:15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여파로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간 자본투자액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과 비정부기구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는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미·중 투자 동향 보고서’에서 올 1~6월 양국이 상대국에 투자한 자금의 총액이 109억달러(약 12조62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직접투자와 벤처캐피털 투자 등을 합친 것이다. 2011년 하반기 이후 9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16% 줄어든 것이다.

기업의 직접투자 중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4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으나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4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지난 3월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 텐센트가 미국 유니버설뮤직 지분 10%를 34억달러에 사들인 것이 반영된 수치다. 보고서는 “텐센트 사례가 아니었다면 중국의 미국 투자는 사실 더 급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간 벤처캐피털 분야 투자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중국이 미국에서 진행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8억달러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미국 벤처캐피털의 중국 투자는 13억달러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CNBC는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제한하고 있는 데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 자산 매입에 강경한 입장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사업 분할에 나선 중국 기업의 규모는 지난 20년간 총 760억달러로 집계됐는데 대부분이 최근 2년 새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다.

보고서는 이 같은 투자 감소 추세가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누가 당선되든 첨단기술과 플랫폼, 핵심 인프라 등에 대한 중국 투자를 경계하는 미국 내 기조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양국 간 투자가 과거 수준으로 쉽게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여태까지 미 행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에 대해 중국 측은 절제된 반응을 보여왔지만 앞으로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진다면 미국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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