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노미TV] 현금 없는 사회 최대 수혜주? 비자 vs 페이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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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3 07:00   수정 2020-10-11 14:43

[주코노미TV] 현금 없는 사회 최대 수혜주? 비자 vs 페이팔


요즘 물건 살 때 뭐로 결제하시나요? 플라스틱 신용카드, 삼성페이, 아니면 아예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N페이… 다양하죠. 2027년까지 디지털 결제 시장 규모가 무려 1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요. 매년 15%씩 고성장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현금 없는 사회로 넘어갈 때 누가 가장 수혜를 볼까요? 국내에서도 카카오 주가가급등한 것처럼 미국에서도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팔(Paypal)이 코로나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최근엔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요. 장기적으로 본다면 블록체인 디지털 지갑으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페이스북도 수혜주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전통의 강자 비자(VISA)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주가
비자 주가는 지난 2월말 신고점인 214.17을 찍은 뒤,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연중 최저점인 133.93달러까지 급락했습니다. 9월초 전고점을 돌파했으나 나스닥 시장이 조정장에 들어가면서 9월22일 현재 주가는 197달러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목표가는 최저 185달러, 최고 250달러입니다.

코로나 셧다운으로 인한 수익 감소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비자는 9월 법인이라 4,5,6월이 3분기에 해당하는데요. 코로나 셧다운이 절정이었던 3분기 수익은 48억달러로 전년 대비 17%감소했습니다. 7월말 있었던 분기 실적발표에서도 4분기 실적 전망을 공개하지도 않았습니다.

같은 락다운 기간인 4,5,6월 페이팔 매출은 52억달러로, 전년 대비 22%나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에만 2130만명의 신규 활성가입자수(AMU)를 확보하며 전체 활성 가입자수가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게 크게 한몫 했습니다. 현재 페이팔 이용자수는 3억5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하면 비자의 실적이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겠죠.

사실 비자 하면 배당주로 유명합니다. 잉여현금흐름 대부분을 자사주매입에 활용하는 주주 환원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자는 지난 3분기 9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배당은 이미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라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38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자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일시적으로는 글로벌 소비 감소의 타격을 입었지만, 중장기적으로 현금 없는 결제시대에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핵심 BM No.1 네트워크
핵심 사업모델(BM)로 가보실까요? 첫 번째 BM은 네트워크입니다. 제가 비자를 보면서 페이팔, 아마존페이,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의 경쟁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 비자가 오랫동안 금융권과 가맹점과 쌓아놓은 '전세계 네트워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자라는 회사의 시초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뱅크아메리카드'라는 신용카드를 만든 것이 시작이죠. 이후 다른 은행들에도 뱅크아메리카드 라이선스를 개방하면서 퍼져나갔죠.

그러다 이 카드를 발행하는 은행들이 모여 카드사를 설립했다가 1976년 부르기 쉬운 비자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2007년엔 전세계 2만1000개 금융기관이 모여 만든 비자 인터내셔널 서비스 어소시에이션( Visa International Service Association)으로 거듭났습니다.

비자의 개방형 결제 네트워크를 ‘비자넷’이라고 하는데요. 비자넷은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소비자, 상점, 금융기관, 정부간 상거래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비자넷을 설명하려면 4당사자 구조의 카드산업 생태계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4당사자는 소비자, 가맹점, 매입사, 발급사로 구성됩니다.

발급사는 주로 은행인데 카드회원에게 할부, 카드대출, 일시불 등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매입사로부터 정산수수료를, 카드회원으로부터 연회비를 받고 있습니다. 매입사는 가맹점 관리 및 전표매입 등을 수행하며 가맹점수수료를 받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비자는 발급사와 매입사 중간에서 거래를 승인, 청산, 결제하는 일련의 데이터 프로세싱 활동과 송금, 출금, 환전과 결합된 역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BC카드를 제외한 국내 카드사는 3당사자 구조거든요. 발급사와 매입사 기능을 결합한 역할을 하면서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자와 같은 네트워크사의 위치가 왜 중간에 껴서 수수료를 받아갈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건 비자의 출범 자체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비자는 은행간 결제네트워크를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그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잖아요. 그리고 이런 비자가 이런 신용카드 산업을 선점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한 효과가 있는 거고요.

비자는 중국의 유니온페이를 제외하면 전세계 지급결제 산업에서 비자의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합니다. 유니온페이를 포함한 기준으로는 유니온페이가 41%로 비자의 35%를 앞섭니다.

수익구조
비자의 수익비중을 좀더 자세히 쪼개보면 결제서비스 수익, 데이터 프로세싱 수익, 국제거래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대 3대 3으로 비슷합니다.

특히 코로나 직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과 직구 확산세로 비자의 국제거래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코로나 직격탄에 국제거래 수익이 감소한 것이 이번 3분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됐습니다.

비자의 결제서비스 수수료 매출은 전 분기 결제금액을 기반으로 하거든요. 3분기 매출은 2분기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그나마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4분기에는 3분기 결제수수료 감소분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매출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통 시장경쟁이 과열될수록 수수료도 깎이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비자는 이미 쌓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고정적인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급결제 거래금액의 0.11%를 결제서비스 수익으로 받고, 데이터 프로세싱은 건당 0.07달러를 받고요. 국제거래 수수료율은 거래금액의 0.4%가 훌쩍 넘습니다.

한마디로 결제금액과 결제건수가 증가할수록 돈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조인 셈이죠.

재미있는 점은 비자는 일종의 영업전략으로 발급사나 가맹점, 전략적 파트너에게 총 영업수익의 20% 정도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비자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BM No.2 비접촉결제
두 번째 핵심 BM은 비접촉결제 시스템입니다. 이른바 '탭 투 페이(Tap to Pay)'로 불리는 건데요. 신용카드나 모바일을 단말기에 가까이 대기만 해도 비접촉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선 오래 전에 상용화된 방식인데 미국에서는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급격히 확산됐습니다.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8000만장의 비접촉식 카드가 발급됐다고 합니다. 비자는 2020년 말까지 미국내 비접촉방식 비자 카드 발급이 3억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BM No3. 이커머스
세 번째 핵심 BM은 이커머스입니다. 그 동안 비자의 전자상거래 결제 방식은 온라인 구매시 일일이 카드번호를 입력하거나, 기존 페이팔 플랫폼에 비자에서 발급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고 쓰는 식입니다.

최근엔 비자 마스터카드 등 미국 4대 카드 네트워크사들이 ‘Click to Pay’라는 원클릭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점차 사용처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선 BC카드가 페이북을 내놓고 간편 비밀번호로 결제하게 하잖아요? 비슷하게 카드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페이 버튼을 클릭한 뒤 이메일 주소로 로그인 하고, 배송지 정보를 확인하면, 바로 쇼핑몰사이트로 연결돼 결제버튼만 누르면 되는 거죠.

팬데믹으로 전자상거래가 증가하면서 비자도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 N페이, 페이코 등 결제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것처럼 미국에서도 아마존페이와 페이팔간 결제플랫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서 비자는 일정 부분 시장 파이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각 페이들이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을 강화하면 비자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지갑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하지 않고 자체 페이 계정에 돈을 충천을 해놓거나 은행 계좌에서 바로 빼서 결제하도록 유인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선 비자가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비자 수익으로 들어오는 부분은 없는 거죠.

2024년까지 디지털 지갑 시장은 무려 7조5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페이팔이 단연 주요 플레이어로 꼽힙니다.

BM No.4. P2P
네 번째 BM은 P2P입니다. 개인간 결제 및 송금 거래를 말하는 건데요. 비자는 전통의 강호답게 핀테크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하거나 협력을 맺으며 결제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 니다.

한쪽에선 안정적인 수수료 구조를 구축하고, 다른 쪽에선 핀테크 업체와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B2C(기업 대 소비자 거래)를 넘어서서 P2P, B2B(기업간 거래), C2B(소비자 대 기업 거래)를 넘보고 있는 거죠.

코로나 국면에서 3분기 미국 P2P 송금 및 결제는 약 80%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입니다. 비자는 ‘비자 다이렉트’를 통해 스퀘어의 캐시앱, 페이팔의 벤모, 은행연합의 젤러 등 대형 P2P와 모두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비자는 또 핀테크 업체들과도 제휴를 확대하면서 결제 기능 커버리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비자는 2019년 5월 마스터카드와의 경쟁 끝에 얼스포트(Earthport) 인수에도 성공했습니다. 얼스포트는 은행이나 전문송금업체들에게 국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회사입니다. 이로써 카드송금은 비자넷으로으로, 은행계좌 송금은 얼스포트를 통한 통합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기회요인

지금까지 비자의 주가와 핵심 BM을 살펴봤습니다. 그럼 비자의 기회요인은 무엇일까요? 비자는태생부터 글로벌 결제시스템으로 출범한 만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시장에서도 결제시스템으로 자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14일엔 비자가 디지털 법정화폐 특허를 출원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비자는 법정화폐를 암호화폐로 완전히 전환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고, 중앙은행이나 정부와 협력하는 형태로 법정화폐를 담보로 한 디지털화폐를 통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비자는 현재 스위프트가 주도하고 있는 국경간 결제시장도 넘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 솔루션인 ‘비자 B2B 커넥트’를 선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블록체인 스타트업 ‘폴드’와 손잡고 직불카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요.

위험요인

위험요인은 무엇일까요? 비자의 강점으로 네트워크의 힘을 강조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글로벌 결제네트워크에 대한 견제와 규제가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중국입니다. 중국은 유니온페이 결제네트워크를 비롯해 알리페이와 같은 핀테크를 통한 결제 인프라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확대하고 있습니다. 비자가 중국 시장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비용소요 측면에서 경쟁이 안될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비슷하게 러시아에선 미르(Mir)라는 결제시스템이 비자넷과 글로벌 거래네트워크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 치고 있습니다.

유럽은행들도 2022년까지 단일화된 결제 솔루션을 구축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말은 2022년이면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유럽 시장의 상당부분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이런 규제 이슈에서 페이팔과 같은 핀테크는 벗어나 있기 때문에, 비자의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비자보다 페이팔을 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텐데요. 물론 저는 페이팔도 좋아합니다. 페이팔은 성장세 측면에서 보면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단연 앞서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보면 비자가 압도적입니다.

비자는 이미 영업이익률 60%에 달하는 효율적인 수수료 기반 수익구조를 구축해 놓았습니다. 결국 비자 같은 전통의 강호들은 네트워크의 힘, 자본력,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이점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실적 반등 시 주가도 크게 반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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