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 후 나흘, 가장 맛있을 때 식탁으로…AI로 육류배송 혁신한 정육각

입력 2020-09-22 17:28   수정 2020-09-28 18:48


돼지고기를 가장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은 얼마일까. 도축 후 단 4일이다. 그런데 대부분 도축한 지 열흘이 넘어 유통된다. 도축하고 뼈를 바른 뒤 숙성한 후 도매를 거쳐 마트, 식탁에 오기까지 열흘은 훌쩍 넘는다. 이 기간을 4~5일로 단축한 곳이 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로 유통 혁신을 이룬 육류 배송 플랫폼 정육각이다.

정육각은 ‘도축→발골업체→세절·숙성업체→도매→소매→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과정을 ‘도축→정육각→소비자’로 단축시켰다. 소비자가 정육각을 통해 주문하면 도축한 지 5일 이내 신선한 고기를 받을 수 있다. 유통과정이 단축된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대형마트에 비해 10~15%가량 싸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사진)는 “유통과정만 줄이면 시간과 맛 둘 다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통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정육각만의 정보기술(IT)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육각은 AI 설비를 갖춘 자체 육류 가공 공장을 운영한다. 기존 유통 분업 체계에서 나눠져 있었던 세절, 숙성 및 포장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는 공장이다. 공정을 세분화해 IT 프로그램으로 단계별 분업 과정을 조율한다. 가령 세절 과정에서 작업 속도가 떨어지면 기기가 이를 감지해 공장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로 작업자들에게 다음 단계 작업의 속도를 늦추게 한다. 동시에 세절 업무에 인력을 더 투입하도록 지시를 내린다. 이 과정은 데이터로 쌓인다. 데이터는 AI 기계학습(머신러닝)을 거쳐 더 효율적인 작업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공장 운영 IT 프로세스는 정육각이 자체 개발했다. 이를 위해 정육각은 본사 인력의 40%를 개발자로 고용했다. 김 대표는 “최적화 제조·유통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만의 IT 솔루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날씨, 요일, 계절 등을 변수로 한 수요 예측 AI 알고리즘도 개발 중이다. 추이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주문해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고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정육각 주문액은 올 2월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총 200억원 주문액 달성이 목표다. 성장세에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지난달 130억원을 유치했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투자에 나섰다. 누적 투자금액은 187억원이다. 이 투자금으로 정육각은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금 공장(연면적 990㎡)보다 규모를 6배 이상 늘려 올해 말 이전할 계획이다. 서비스 분야도 돼지·소·닭고기, 유제품에서 밀키트, 수산물 등으로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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