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에도 한국 기업들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적잖은 기업이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디스는 23일 ‘한국 기업, 2021년까지 신용등급 하향 압박 지속될 것’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무디스는 이 보고서를 통해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는 26개 한국 기업(금융사, 비상장 공기업 제외) 중 15곳의 올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현재 신용도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용평가사는 현재 국내 민간기업 13곳의 신용등급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달아놓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이 붙은 기업은 한 곳도 없다.
무디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한동안 한국 기업의 신용도 악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기업 수가 등급이 상승하거나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곳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신용평가사는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정유?화학?철강?자동차 업체들의 신용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완희 무디스 수석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판매량 감소와 주요 제품 마진 감소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며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억제 실패로 대규모 봉쇄 나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될 경우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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