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은 위험자산'이란 본질 되새겨 볼 때다

입력 2020-09-23 17:56   수정 2020-09-24 00:16

글로벌 증시의 깊은 조정이 4주째로 접어들면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와 ‘동학개미(적극적인 국내주식 매수자)’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의 투자가 몰린 테슬라 애플 니콜라 등 세 종목의 9월 투자손실(평가손)만 1조1000억원이다. 환(換)손실과 국내 주식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해외주식 투자수수료를 감안하면 손실이 이중삼중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증시의 동반 조정은 대형 악재 속출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확산하는 양상이다.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의 기술이 과장됐다는 주장에 이어, 그제는 의료장비 회사 나녹스의 차세대 영상촬영기술이 ‘사기’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방한다지만 동학개미의 내상도 만만찮다. 외상(미수거래)으로 사들인 주식 결제대금을 내지 못해 반대매매 당한 금액이 이달 일평균 175억여원으로 10년 만의 최대다. 미 기술주 하락 여파로 동학개미 선호주인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결과다.

주목할 것은 급락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상반된 대응이다. 서학개미는 반등을 예상해 매수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순매수만 테슬라 7000억원, 애플 8400억원에 달한다. 손익이 나스닥 등락의 두세 배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공격적인 베팅도 급증세다. 반면 해외 현지 투자자들은 신중 모드다.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대표 ETF의 하루 유출액은 35억달러(약 4조원)로 닷컴버블 이후 2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학개미도 여전히 매수 일변도다. 증시가 2% 넘게 내린 지난 22일 개인은 99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2300억원)과 기관(-7700억원)의 ‘쌍끌이 매물’을 받아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추락한 주가를 급반전시킨 주역이 동학개미라는 점에서 그들의 판단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하지만 성공의 달콤한 기억에 빠져 투자와 도박의 경계를 넘나드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유동성에 대한 맹신이 아닌지 돌아볼 시점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돈을 풀고 있고, 국내에서는 저금리와 부동산 고공행진에 좌절한 이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단견이다. Fed는 실물과 자산시장의 괴리가 커지는 데 따른 딜레마로 신중한 돈풀기로 돌아선 지 오래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다시 불거지는 것도 악재다.

자신감 과잉도 경계해야 한다. 개미들의 주요 투자지식 공급처인 유튜브 고수의 상당수도 실전에서 실패한 경험이 많은 이들이다. ‘급락한 증시는 반드시 오른다’는 경험칙 못지않게 ‘실물과 괴리된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는 명제도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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