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반등…年 1%대 상품 사라진다

입력 2020-09-23 17:34   수정 2020-09-24 01:51

올 들어 계속 떨어지던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으로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더 이상 금리를 낮출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속도 조절’ 대책까지 나올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두 달간 ‘반짝’ 등장한 연 1%대 신용대출도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전달 대비 0.2%포인트 높여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최저금리(개인신용등급 1등급 기준)는 한 달 새 각각 연 0.11~0.19%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의 ‘신나는직장인대출’ 최저 금리는 지난 22일 연 2.09%로 8월 24일(연 1.90%)에 비해 0.19%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한 달 새 각각 0.11%, 0.15%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줄곧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낮춘 여파였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직전인 지난 1월 국민은행이 취급한 개인신용 1~2등급 금융 소비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91%였다. 7월엔 연 2.26%로 0.65%포인트 내려갔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이 기간 신용대출 취급 금리는 각각 0.91%포인트, 0.65%포인트 낮아졌다.

지난달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신한 국민 하나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개인신용 1~2등급)는 7월에 비해 0.02~0.06%포인트 올랐다. 우리 농협은행도 이달부터 금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오름세는 은행들의 자금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금융채 금리는 최근 바닥을 치고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짜리 금융채 기준금리는 8월 6일 연 0.77%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이달 23일 기준 0.91%로 상승했다.

코로나19 대출 등 정책대출을 취급하면서 은행들의 자금 사정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는 69조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10조원 이상 많고, 특히 9월에서 11월 사이 차환 부담이 집중될 것”이라며 “여기에 코로나19 대출용 자금 수요가 겹쳐 조달비용(금융채 금리)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대금리도 없앨 듯 ‘더 오른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채 오름세가 예견돼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 현상이 심해졌다고 보고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만 4조원 불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 여신담당자들에게 신용대출을 조절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당국이 ‘금리를 올리라’고 한 건 없다”면서도 “분위기상 각 은행이 우대금리를 없애 전반적인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김대훈/김진성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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