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반값 테슬라 전기차 내놓을 것"

입력 2020-09-23 09:00   수정 2020-09-23 10:29


"내연기관차보다 더 싼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짜리 테슬라 전기차를 내놓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3일(한국시간) 연례 주주총회 겸 '테슬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를 지금의 절반 가격으로 생산하고, 이를 통해 누구나 살 수 있는 저렴한 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5000만원~7000만원 수준인 모델3 가격을 3년내에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배터리 공정혁신으로 배터리 가격을 지금보다 56%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 셀을 자동차의 섀시(차체)와 통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원가를 다시 한번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됐다. 주주들은 공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차 안에 앉아 행사에 참여했다. 이른바 '드라이브 인' 주주총회다.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돼 30여만명이 시청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100만마일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혁신적인 기술은 발표되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쏟아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테슬라가 이날 발표한 혁신들은 "화성에 우주선을 쏘겠다는 것만큼 충격적인 얘기"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발표한 기술적인 내용들이 아주 새로운 것들은 아니라고 했다.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니켈 양극재 함량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하이니켈 배터리나 실리콘 음극재 채용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연구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머스크는 양극재의 전극활물질을 건식파우더로 바꾸고, 원통형 배터리의 구조를 혁신하는 등의 공정 개선을 통해 배터리 가격을 56%까지 낮추겠다고 했다.



문제는 속도다. 머스크는 이같은 혁신을 향후 3~4년내에 실현하겠다고 했다. 국내 업체들이 최소 5년, 길게는 10년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던 기술들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생산 규모를 2022년 100GWh, 2030년 3TWh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LG화학의 올해 연간 생산량 목표가 100GWh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기술도 언급했다. 머스크는 "한 달 이내에서 완전자율주행 옵션이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완전히 달라진 차이를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셀을 없애고 자동차 섀시에 바로 배터리를 결합하는 방식은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비행기 날개의 연료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배터리를 차량에 직접 장착하면 부품을 370개 줄이고 차체 무게를 10%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에서 애플이 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이라며 "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용 프레임을 만들어 따라오겠다고 하니 테슬라는 아예 배터리 결합형 차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먼저 구현하면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생태계가 테슬라로 집중될 수 있다"며 "테슬라가 배터리데이를 통해 '전기차 초격차'를 선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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