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 ESG만 고집?…좋은 일도 좋은 투자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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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4 15:11   수정 2020-09-24 15:13

[column of the week ] ESG만 고집?…좋은 일도 좋은 투자도 아니다


투자자들이 잘하는 것과 동시에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게 유행이 됐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이른바 ESG펀드에 대한 투자는 올해 두 배로 증가했고 현재 총 350억달러에 달한다. 대학과 기타 기부금은 화석연료와 관련된 모든 주식을 매각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일부 투자자는 이런 투자가 ‘더 포용적인 자본주의’를 이룰 것이며 투자 수익률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신의 투자가 당신이 원하는 사회적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ESG 평가기관은 종합점수를 제공함으로써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준다고 여겨진다. 이들 기관은 서스테이널리틱스와 같은 전문기업에서 MSCI와 같은 대형 지수 제공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사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자본 배분 방식을 결정하는 데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매기는 점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는 ESG 평가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엑셀에너지는 전기산업에서 가장 큰 ‘탄소 발자국’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석탄에서 상당한 양의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평가 등급이 매우 낮다. 하지만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00% 없애겠다고 약속한 미국 최초의 전력회사이자 풍력 발전설비 건설의 선두 업체다. 탄소 배출량 탓에 이 회사에 투자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궁극적으로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해야 할까.

또 다른 예는 가스관 회사인 킨더모간으로 탄소 집약적인 에너지를 기피하는 투자자에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가장 깨끗하게 연소되는 탄소다.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환경 목표를 더 잘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철도나 트럭보다 가스관을 통해 전송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

등급에 대한 불일치는 상대적으로 탄소 집약도가 낮은 산업에서 훨씬 더 만연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한 평가기관에서 평균 이하의 ESG 점수를, 다른 평가기관에선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평가자가 ESG 속성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불일치가 발생한다. 평가자는 회사 전체를 보는 자신의 견해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인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컴캐스트, 삼성의 개별 ESG 등급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 같은 평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ESG 투자가 바람직한 변화를 만드는 데 효과적일까.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에 대한 조치에는 비용이 포함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학생회가 대학에서 보유한 모든 석유를 매각하도록 요청했을 때 세인트존스칼리지의 회계 담당자는 학생들이 그런 제안을 지지한다면 모든 가스 난방을 끄겠다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회계 담당자의 제안을 거부했다. 좋은 의도는 비용에 대한 평가가 없으면 신뢰할 수 없다.

경제의 탄소 집약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탄소 세금으로 이뤄질 수 있다. 아니면 정부가 제한된 수의 거래 가능한 오염 허가증을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기업은 허가 비용을 피하기 위해 배출량을 줄이거나, 높은 오염 방지 비용에 직면할 경우 허가증을 구입할 수 있다.

ESG 포트폴리오에서 기업을 제외하는 주요 요인이 탄소 발자국이라면 투자자들은 어떤 종류의 기업을 선호하는가. 가장 큰 ESG 뮤추얼펀드의 상위 보유 종목에서는 알파벳(구글의 모회사)과 페이스북,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이 눈에 띈다. 이들 회사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모든 ESG 투자자는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터무니없는 금리를 부과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그들의 사회적 양심을 보장할 수 있을까.

일부 ESG 제공업체는 사회적 투자가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정 기간에 특정 ESG 의무 규정을 가진 일부 펀드가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석유값이 급락하고 기술주가 급등하는 등 석유가 없는 하이테크 종목들이 선전했다. 그러나 ESG 투자가 지속적으로 더 높은 장기 수익을 제공한다는 신뢰할 수 있는 연구는 없다. 그런 펀드는 광범위한 인덱스펀드보다 다양성이 떨어져 리스크가 더 크다. 비용 비율도 높아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ESG 투자는 본질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는 목표와 상충된다.

ESG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투자 포트폴리오를 ESG펀드에 넣는 것은 현명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 모든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저비용의 광범위한 인덱스펀드로 구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의 일부가 재생 가능 에너지와 같은 특정 요구 조건이 있는 펀드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라. 좋은 일을 하면서 잘하는 것은 쉽지 않다. ESG펀드는 어느 목표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원제=‘Sustainable’ Investing Is a Self-Defeating Strategy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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