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물 선물거래소' 생긴다

입력 2020-09-24 17:34   수정 2020-09-25 01:35

세계 최초로 물 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미국에 생긴다. 원유와 구리, 대두 등의 선물을 거래하듯 앞으로 시세 변동을 예측해 특정 시기·가격별로 물을 사고파는 방식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CME그룹과 손잡고 물 선물시장을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WSJ에 따르면 이는 세계 최초의 물 선물시장이다. 나스닥은 CME 플랫폼을 통해 물 선물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계약당 10에이커풋(약 12만L) 규모다. 기간이 가장 긴 선물은 2년물로 예정돼 있다. 거래는 달러로 이뤄진다.

물 선물시장 기준가격은 나스닥의 물 현물지수인 ‘벨레스 캘리포니아 물 가격지수’와 연동된다. 나스닥이 2018년 10월 수자원 전문 금융기업 벨레스워터와 함께 산정을 시작한 지수다. 캘리포니아 지하수 유역 네 곳과 지표수 시장 거래가를 기준으로 1주일마다 집계된다. 물 가격 기준 지역을 캘리포니아로 정한 이유는 인구와 농지가 많아 미국에서 물 수요가 가장 많은 주(州)이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물 선물시장을 통해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농가와 제조업체 등이 위험 회피용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뭄과 폭우 등이 예상될 때 미리 선물 투자를 통해 비용 변동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물 선물시장을 실물 인수도 방식 대신 현금 결제 상품 방식으로 운영한다. 물 사용 권리만 사고파는 식이라 선물 계약이 만료되면 매수자에게 실제 물을 대량으로 인도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물 실수요자 이외에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투기적 수요가 선물시장에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물을 떠안을 부담 없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어서다. 연초에 가뭄이 예상되면 농가 물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2월에 싼값으로 물 선물을 사두고, 물 수요가 늘어나는 6월에 비싼 가격에 팔아넘겨 차익을 낼 수도 있다.

물 선물시장이 생기면 수익률과 연동되는 물 상장지수펀드(ETF), 물 상장지수증권(ETN) 등 추가 파생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랜스 쿠건 벨레스워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물을 제외한 모든 주요 원자재는 선물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물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이라 선물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물 선물이 인플레이션과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장기 투자 자산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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