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물산, 거래정지 에이치엔티 인수 왜?

입력 2020-09-24 17:30   수정 2020-09-25 02:03

농기계업체 동양물산이 휴대폰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엔티를 인수한다. 자율주행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엔티의 자회사들과 자율주행 농기계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엔티는 다음달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도훈 동양물산기업 총괄사장 등 동양물산 측 인사 5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사외이사 2명, 감사 2명도 모두 동양물산이 선임안을 올렸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으면 기존 경영진은 물러나고 동양물산 측 인사로 채워지게 된다.

동양물산은 에이치엔티 최대주주인 이엔케이컨소시엄(지분율 17.87%)과 에이치엔티 인수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주총 전까지 동양물산과 이엔케이컨소시엄이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엔티는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이 거절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주력사업인 휴대폰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 HNT비나컴퍼니의 지분 51.0%를 코아시아에 팔면서 기업의 계속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동양물산은 에이치엔티 경영진을 교체한 뒤 거래 재개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거래가 재개되면 동양물산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물산이 에이치엔티 인수에 나선 것은 최근 강화하고 있는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에이치엔티의 미국 자회사 팬옵틱스는 지난해 8월 자율주행에 필수인 3차원(3D) 지도와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미국 자율주행 플랫폼업체 우모를 인수하며 주목받았다.

에이치엔티는 국내 자율주행차량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업체 엠디이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엠디이는 자율주행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세종시와 함께 자율주행 셔틀버스 서비스의 실증과 안전성 검증을 하고 있다.

동양물산도 미래 신사업으로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를 심는 이앙기는 직선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제품을 내놨다. 내년에는 논두렁 끝에서 자동으로 회전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트랙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양물산 관계자는 “에이치엔티 인수 이후 자회사들의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동양물산이 에이치엔티를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에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당시 국내 농기계 3위였던 동양물산은 4위 업체 국제종합기계를 65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독자적인 브랜드를 유지하며 농기계 사업을 하고 있는 국제종합기계는 궁극적으로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서기열 기자 7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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