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의 심층분석] "북한은 왜 그랬을까?…文, 실패 인정"

입력 2020-09-24 21:09   수정 2020-09-24 21:20

북한군이 한국 공무원을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해외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이같은 '무리수'를 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 및 기존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북한 군대가 코로나19 공포감 때문에 이같은 일을 저질렀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이 사건을 꽤 비중있게 다루면서 "폭력적인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한층 경색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북한의 살인 행위를 부채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NYT는 방독면과 보호장비를 착용한 북한 군인들이 한국인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고 자세히 보도하면서 북한 내에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한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 7월 탈북자 출신 남성이 월북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가장 높은 수준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며 "북측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북측의 이같은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건에 대해 "끔찍한 죽음"(grisly death)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화를 바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희망이 꺾였다고 진단했다. FT는 이날 피살 사실을 보도하면서 "한국 국민의 섬뜩한 죽음으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한껏 고조됐지만 북한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종전 선언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총격으로 김정은 정권과의 항구적 평화를 확보하려는 문 대통령의 야망도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연설은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을 사실상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FT는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6월23일 김 위원장이 남한을 상대로 한 군사 행동 계획을 보류시키겠다고 밝힌 후 한동안 잠잠했던 남북 관계가 한층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도 전망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쯤 NLL에서 3~4㎞ 떨어진 북측 등산곶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하고, 20분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자국 영토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것은 2008년 금강산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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