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45억 년 넘게 변화에 적응,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뿐

입력 2020-09-28 09:00  

인간의 가까운 미래를 위협하는 내외부적인 요인들에는 전염병, 핵전쟁, 자원 고갈, 환경 재앙, 소행성(운석) 충돌 등이 있다. 2020년은 이 중에서도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강력한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 지구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중생대 말 백악기에 운석 충돌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지구상에서 공룡이 멸종했듯 인간이라는 종(species)도 언제 어떤 위기를 맞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급속한 빙하량 감소
코로나라는 강력한 바이러스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또 하나의 중대한 위협이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기후 변화는 코로나처럼 2020년에 갑작스럽게 불거진 위협은 아니며 20세기 후반부터 꾸준히 제기돼 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이런 기후 변화가 극지방을 중심으로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1>은 2019년 그린란드 육지 빙하 감소량을 나타낸 것인데, 2019년 한 해에만 약 6000억t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이것은 지난 30년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이라고 한다. 이런 변화가 이례적이며 일시적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 기후 시스템에서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 효과’ 때문이다. 예컨대 육지 빙하량의 감소(-)는 <그림2>와 같이 지표면 알베도(반사도)를 감소(-)시키고, 이로 인한 태양 복사 에너지의 유입 증가(+)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는데, 이는 다시 빙하량 감소(-)로 되먹임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을 계속 상승시킨다.

영구동토층 면적도 줄어
기후 변화의 또 하나 우려스러운 징후로 북극권 영구동토층(permafrost)의 면적 감소를 들 수 있다. 영구동토층이란 말 그대로 1년 내내 땅이 얼어있는 층을 뜻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과 캐나다 북극, 그리고 미국 알래스카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이 영구동토층이 녹을 경우 그 속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유기물 분해 속도 증가로 인한 이산화탄소 역시 대량으로 대기 중으로 방출돼 양의 되먹임 과정을 거쳐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그림3>은 2003년과 2017년 북극 영구동토층의 분포를 비교한 것인데, 2003년에 비해 2017년에 영구동토층의 남방한계선이 확연하게 북쪽으로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기후 변화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 하나가 해수면 상승이다. 기후학자들에 의하면 이런 추세로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앞으로 100년 이내에 해수면이 수m 상승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해수면이 수m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인천, 포항, 부산 등 해안 도시들이 우선적으로 물에 잠길 것으로 추정된다.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을 경우 약 70m까지도 해수면이 상승될 수 있다고 한다. 그 결과가 어떨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지구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걱정해야
그럼 이런 기후 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구 기후 변화의 요인은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요인으로는 태양 복사에너지 변화, 지구 공전궤도 변화(밀란코비치 이론), 화산활동, 지각활동 등 자연 변화, 그리고 기후 시스템의 자연 변동성 등이 있으며, 인위적인 요인으로는 온실기체와 에어러솔의 농도 증가, 삼림 파괴 및 환경 변화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영향 요인이다.

최근의 급격한 기후 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과학적 합의이다. 인간이 기후의 자연 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인위적인 요인인 인간 활동은 조절할 수 있다. 이미 때가 늦어버린 것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인류의 생존을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현 시점에서 인간은 지구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걱정해야 한다. 45억 년 동안 그래 왔듯 지구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무엇을 하든 쉽게 모습을 바꾸고 그 새로운 모습을 받아들일 것이다. 지구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인간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구는 인간이 어떻게 되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기억해주세요
최근의 급격한 기후 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과학적 합의이다. 인간이 기후의 자연 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인위적인 요인인 인간 활동은 조절할 수 있다. 이미 때가 늦어버린 것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인류의 생존을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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