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그 후로 행복하게'는 계속되어야 한다

입력 2020-09-28 09:00  

어린 시절 읽었던 거의 모든 동화책의 끝맺음 말인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문구는 은연중 끝이 좋으면 그 후는 다 좋을 거라는 인상을 남겨 주인공을 향한 우리의 관심을 거두어 갔던 것 같다. 뜬금없이 동화책 이야기를 한 것은 학대나 가정폭력에서 구조된 아이들이 ‘그 후로 행복하게’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최근 들어 친부모나 계부, 계모로부터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다 목숨을 잃거나 극적으로 탈출한 아이들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한다. 아동학대는 나날이 늘어 2015년 1만1715건에서 2018년에는 2만4604건으로 2배가 됐다. 코로나 19로 아동과 청소년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가정에서의 학대와 폭력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어느 때보다 주변의 관심이 필요해지고 있다. 학대나 가정폭력 상황에서 구조된 아이들은 피해 아동 쉼터로 보내져 학대 트라우마 치료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상황에 따라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가정위탁, 일반 공동생활가정 등으로 보내지고 이때 피해 아동의 80% 이상이 ‘원가정 보호 지속’ 조치를 받는다.

가해 부모가 있는 가정에 피해 아동을 돌려보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할 경우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아동복지법 제4조 3항의 ‘원가정 보호 원칙’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학대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스톡홀름 증후군, 외부 세계에 대한 불안감과 부모의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이 피해 아동이 가해 부모에게서 분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 표현을 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아동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피해 아동과 가해 부모를 강제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원가정 보호’의 가장 큰 문제가 재학대임을 생각할 때 무엇보다 아동복지법의 법안 개정이 시급하다. 아울러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인식의 전환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아동학대 문제를 전담할 대표전문기관 설립과 올바른 부모교육도 필요하다. 또, 폭력에는 온정을 베풀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피해 아동에 대한 복지정책도 마련돼야 한다. 학대나 가정폭력으로 상처 입은 아동과 청소년이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의 모두가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길 바란다.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3년) 2wondergir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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