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파는 엔터 산업…매력자본 정상에 선 BTS

입력 2020-09-25 17:19   수정 2020-09-26 02:03

매력자본은 어느 직장, 어느 산업에서도 작동한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선 매력자본이 더욱 잘 활용되는 경우들이 있다. 매력자본을 가진 르네가 릴리 르클레어에서 이상하리만치 잘나간 것은 그곳이 화장품 회사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패션, 화장품 분야는 매력자본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매력자본’ 개념을 제안한 캐서린 하킴 런던정경대 교수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야말로 매력자본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분야”라고 했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감성적 콘텐츠 판매가 주업인 만큼 매력자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음악도 좋아야 하지만 가수도 호감을 끌어야 한다. 영화제작자는 매력적인 배우를 캐스팅하고 나서야 근심걱정을 내려놓는다. 가수, 배우의 매력이 콘텐츠보다 중요할 때도 많다.

K팝은 이를 부정하지 않고 철저하게 매력자본을 시스템적으로 길러내면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기획사-아이돌 시스템’은 K팝이 성장한 원동력이었다. JYP, SM 등의 기획사는 연습생을 발탁해 음악과 춤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부터 매력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가르친다. 기획사는 매력자본 생산에 투자하는 셈이다. 한류콘텐츠 수출액이 2016년 75억6000만달러에서 2019년 123억1900만달러로 급증한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은 K팝의 매력자본이 제대로 확인된 순간이다. 지난달 31일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한국 음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올랐다.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정상을 네 차례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핫100 1위에도 올라 빌보드 양대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BTS의 성공 배경에는 기획사 빅히트의 매력자본 양성 시스템이 있다. 빅히트는 ‘자율적인 소통 시스템’, ‘꼼꼼한 SNS 관리 시스템’ 등 체계적으로 BTS 멤버들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BTS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그들의 뛰어난 음악성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미국인들이 알지 못했던 K팝만의 매력자본을 제대로 보여준 영향이 클 것이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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